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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관 이야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0701
한자 明官-
영어음역 Myeonggwan Iyagi
영어의미역 Tale of a Respected Governor; A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화북동
집필자 고경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인간담
주요 등장인물 아들 형제[진대방·진대원]|홀어머니|사또
모티프 유형 명관의 명판결|불효자의 개심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화북동에서 전승되고 있는 명관의 명판결에 대한 민담.

[채록/수집상황]

1959년 8월 제주시 화북동에서 양배동의 부친(남, 64세)이 구연한 것을 양배동(남, 고2)이 조사하고, 1996년 출판된 『제주도 민담』에 실려 있다.

[내용]

옛날 어느 고을에 진대방과 진대원이란 아들 형제를 둔 홀어머니가 살았다. 큰아들 대방이를 결혼시켰는데, 얼마나 불량하였던지 술만 마시면 집에 들어와 세간을 마구 부수고 동생 대원이를 때리는 등 몹쓸 일을 다하였다. 대방이의 각시 역시 몽니가 이루 말할 수 없어서, 술 마시고 들어오는 남편에게 “시어머니가 나를 박대하네. 시동생이 나를 구박하네.” 하며 남편을 꾀었다. 그러면 큰아들은 어머니한테 “이 망할 년이 우리 각시를 구박해! 이놈의 집, 막 때려 부숴야지.” 하며 부쉈다. 또 동생 대원이를 붙잡아 놓고는 “이 자식이 형수를 박대해? 이놈의 자식 죽어 봐라.” 하며 마구 때리고 구박했다.

이렇게 하며 몇 년이 지나니 집안의 가산이 탕진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어머니는 생각해 보다가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아들 하나를 안 낳은 셈 치고 불효장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옛날엔 불효장만 내면 불효한 자식은 무조건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어머니는 고을 사또한테 불효장을 내었다.

불효장을 받은 고을 사또는, 아무리 생각해도 난감하고 창피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동안 백성들의 형편을 제대로 살피고 다스리지 못한 책임도 책임이려니와, 다른 고을 사또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자신을 비웃을 것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였다. 사또는 한참을 생각하다, “이 불효장을 가지고 돌아가되, 아무 달 며칠에 동네 웃어른, 동네 책임자, 진가 문장(門長), 진가 친족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모여 있으라. 그 날 내가 찾아갈 테니까.” 하고 그 어머니를 보냈다. 그리하여 어머니는 집에 돌아와 그 사실을 모두에게 알렸다.

사또가 지정한 날이 되어 사람들이 빠짐없이 모여 있으니, 사또가 가마를 타고 나졸들을 거느리고 왔다. 사람들은 무릎을 꿇어 인사를 드렸다. 사또가 “동네 책임자는 여기 대령하라.” 하니, 그 자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이제 진대방을 죽이려나 보다 하고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았다. 그런데 사또는 부드러운 소리로 진대방을 불러 옆에 앉히고는 좋은 말을 하고, 대신 동네 책임자를 앞에 꿇어앉히고 나서, “너, 이 자식, 동네 책임자가 되어서 고을 안에 불효가 났다고 하는데 그게 될 말이냐!” 하고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사또가 나졸들에게 곤장을 몇 대 치라고 명령하니 나졸들이 그대로 행했다. 모여 있던 사람들은 겁이 나서 야단이었다. 다음에는 “진가 문장을 이 앞으로 대령하라.” 하는 명령이 떨어진다. 진가 문장을 잡아다 꿇어앉히니 사또가 하는 말이, “너 이 망할 자식아, 한 집안에 문장이 되어서 집안에 불효자를 내어 불효장을 내게 하다니 거 될 말이냐! 당장 곤장을 치라!” 하고 명령을 하니, 나졸들이 또 진가 문장을 때려눕혔다. 그 다음은 진대방의 어머니를 무릎 꿇게 한 뒤, “공자 어머니는 뱃속에 든 자식도 버릇을 가르쳤는데 어미 뱃속에서 떨어진 자식을 가르치지 못하고 불효장을 내니 이런 죽일 년이 어디 있느냐!” 하고 호통을 쳤다. 그러고 나서 사또는 진대방에게, “효도를 못할망정 불효가 될 말이냐? 그러니 이제부터는 마음을 고쳐서 어머니한테 효도하고 동생을 사랑하라.” 하며 좋은 말로 달래었다.

그리하여 다음날부터 진대방이, “어머님, 편히 주무셨습니까?” 하며 매일 그 어머니께 조석 문안을 드리고, 동생 대원이한테도 “어머니께 조석 문안 드려라.” 하며 좋게 타이르고, 동네 어른이 보이면 “어디 가십니까?” 하며 공손히 인사를 드린다. 이렇게 일 년이 지나니 동네에서 제일가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니 동네에서 진대방 말이라고 하면 전부 따라 마침내 진대방이 동네 책임자가 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소문이 이웃 고을을 넘어 나라 전체에 자자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가니, “그 사또 아주 명관이라.” 하고 관찰사 벼슬을 내리고, 몇 년 후에는 이조판서 벼슬을 주어 궁궐에서 일을 보게 하였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명관의 명판결’에 관한 내용이다. 「명관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모티프는 불효자를 효자로 만든 명관의 현명한 판결 내용으로 전체 이야기가 합리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또는 아들의 불효장을 들고 간 어머니를 비롯하여 마을과 문중의 어른들에게 오히려 책임을 추궁하고 벌한다. 이로 인해 아들은 마음을 바꾸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이러한 판결을 내릴 수 있는 사또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명관이라는 것이 「명관 이야기」에서 강조하는 핵심 내용이다. 이는 결국 우리 사회를 건전하고 올바르게 이끌어 가야 할 주체는 어른들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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