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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묵지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0271
영어음역 Gulmukjigi
영어의미역 Fire Tender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동
집필자 고경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
주요 등장인물 어머니|아들|부잣집 주인|세 딸
모티프 유형 가난한 집 아들의 결혼 성공담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동에서 전해지는 가난한 집 아들의 결혼에 관한 민담.

[개설]

가난한 집 아들이 부잣집 셋째 딸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내용으로, 전국적으로 널리 구연되고 있는 「구렁덩덩신선비」류의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다.

두 언니와 달리 셋째 딸은 초라한 겉모습이 아닌 이면의 본성을 선택하여 감추어진 미덕의 가치를 추구하는 역할이다. 가난하다고 해서 혼처를 구하기 어려운 세태와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잘 반영되어 있다.

[채록/수집상황]

1959년 8월 제주시 용담1동 현태호(남, 28세)가 구연한 내용을 현영두(남, 고2)가 조사했고, 1996년 출판된 『제주도 민담』에 실려 있다.

[내용]

옛날 어느 마을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았는데, 어찌나 가난한지 아들이 성장하여 장가갈 나이가 되었으나 시집을 오겠다고 나서는 여자가 없었다.

어느 날, 아들이 어머니에게 명주옷 한 벌만 해주면 색시를 구해 오겠다고 하였다. 어머니는 어디 가서 색시를 구하느냐며 들은 척도 하지 않았으나, 몇날 며칠을 졸라대므로 할 수 없이 명주로 저고리와 바지, 그리고 두루마기를 만들어 주었다. 아들은 그 옷을 보따리에 싸서는 집을 나섰다. 아들은 길을 가다 어떤 마을의 부잣집 앞에 이르렀다. 그 집에 들어가 “굴묵지기라도 좋으니 써주면 부지런히 일을 하겠습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집주인이 보니 매우 똑똑하고 영리하게 생겼으므로 시킬 일은 없지만 굴묵지기나 하라며 받아들였다. 그 집은 부자인데 딸만 셋이 있는 집이었다. 아들은 그날부터 굴묵(난방용 아궁이)에 불을 잘 때어 집안 식구들의 호감을 샀다.

하루는 아들이 불을 다 때고 났는데 큰딸이 머리를 빗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빗을 빌려 달라고 하자 큰딸이, “굴묵지기가 머리는 빗어서 뭐해.” 하며 본체만체한다. 둘째 딸에게 가서 빌려 달라고 했지만 거들떠도 안 본다. 이번에는 셋째 딸이 머리 빗는 데 가서 빌려 달라고 했더니, 셋째 딸은 선선히 빌려 준다. 아들은 ‘셋째 딸이 제일 낫구나.’ 하고 생각했다.

며칠 후 집안 식구들은 굴묵지기에게 집을 보라고 맡기고 모두 소풍을 갔다. 굴묵지기는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서 명주옷으로 갈아입고 식구들이 소풍 간 곳을 찾아가 한번 휘 돌아보았다. 집안 식구들은 갑자기 나타난 훤칠한 총각을 보며, 어느 집 총각이 저렇게 잘생겼나 하고 부러워했다.

얼마 후, 식구들은 또 잔칫집에 간다면서 굴묵지기에게 집을 보라고 했다. 굴묵지기는 식구들이 떠나자, 주인집 흰 말에 먹을 칠해 검은 말로 만들고는, 명주옷으로 갈아입고 말을 타고 잔칫집에 갔다. 미남 총각이 왔다는 소식에 주인집 딸들이 앞다투어 상을 차려 가겠다고 야단법석이었다. 그런데 큰딸이 상을 차려 와도 안 받고, 둘째 딸이 차려 와도 안 받더니, 셋째 딸이 상을 차려 오자 잘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곧 말을 깨끗하게 씻기고, 헌 옷으로 갈아입은 뒤 집을 지키는 척하였다. 주인집 식구들은 먼저 소풍 갔을 때도 그 남자가 왔었는데, 오늘 잔치에도 왔다면서 어디에 사는 뉘 집 총각인지 무척 알고 싶어 했다.

다음 날 아침, 굴묵지기는 다시 셋째 딸에게 가서 빗을 빌려 달라고 했다. 셋째 딸은 빗을 빌려 주기 전에 할 말이 있다면서, “지난번 소풍 갔을 때와 잔칫집에 갔을 때 왔던 사람이 당신이 아니냐?” 하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지만, 그때처럼 차리고 와야 빗을 빌려 주겠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부모님께는 말하지 않기로 다짐을 받고 명주옷으로 갈아입고 갔다.

명주옷으로 갈아입은 아들을 보자 셋째 딸은 머리를 빗겨 주고 나서 부모님께 데리고 갔다. 부모는 명주옷 입은 굴묵지기를 보자, 생김새가 틀림없이 양반의 자식이라며 셋째 사위로 삼았다. 그리하여 굴묵지기는 셋째 딸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모시고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굴묵지기」는 가난한 집 아들이 부잣집 딸과 혼인을 한다는 이야기로, 「구렁덩덩신선비」 이야기와 부분적으로는 유사하나 전반적으로는 일반 백성의 현실적 상황에 맞게 바뀌어 전개되고 있다. 즉 주인공이 구렁이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집 홀어미의 외아들로 태어나 미천한 굴묵지기가 되는 것이다.

「굴묵지기」의 바탕에는 몇 가지 대립 요소가 있는데, 아들과 세 딸이 ‘남자와 여자’, 셋째 딸과 두 언니가 ‘선과 악’, 아들은 그 자체로 ‘표면과 이면(더러움과 깨끗함)’의 양면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야기가 흥미 위주로 전개되어 대립 요소 간의 갈등은 나타나지 않는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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