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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달이와 행기물」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0176
영어음역 Go Jongdariwa Haenggimul
영어의미역 Go Jongdal and the Brassware Water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집필자 허남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풍수담
주요 등장인물 고종달이|밭 가는 농부|백발노인
관련지명 화북지경|차귀도
모티프 유형 고종달형 설화|혈맥 지르기|용천수 유래담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샘물의 혈 자리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고종달이와 행기물」에서 고종달이는 송나라 출신으로 고려 예종 때 귀화한 호종단(胡宗旦)을 말한다. 호종단이 맨처음 성산의 종달리로 들어왔다고 해서 고종달로 불린 듯하다.

호종단은 『동문선(東文選)』에도 나타나듯 국토의 여기저기를 다니며 혈맥을 질렀다고 전해지는 인물인데, 「고종달이와 행기물」에서는 진시황이 보낸 인물로 등장한다. 이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복을 제주로 파견하였다는 서복 전설과 섞이면서 나타난 변이로 보인다.

[채록/수집상황]

1981년에 출판한 『한국구비문학대계』9-2(제주도 제주시편)에 「고종다리」란 이름으로 두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한 편은 1980년 11월 제주시 오라동 동산물에 사는 양구협(남, 71)이 구연한 것을 김영돈이 채록하였다.

다른 한 편은 1980년 11월에 제주시 오라동 동카름에 사는 송기조(남, 74세)가 구연한 것을 김영돈과 고재환이 채록하였다. 1982년에 출판한 『전통문화의 뿌리』에도 「고종달이와 행기물」이란 제목으로 거의 비슷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내용]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지리서를 보니 고려, 특히 제주의 지기(地氣)가 범상치 않았다. 그대로 두면 아무래도 자신의 자리가 위험해질 것 같아서 풍수사인 고종달이를 보내 제주 땅의 맥을 모두 끊게 하였다.

고종달이가 제주에 도착하여 어떤 마을에 들어서는데 한 무리의 아이들이 보였다. 그래서 “여긴 어디냐?” 했더니 아이들이 “종다립니다.” 한다. 원래 마을 이름이 종다리여서 종다리라고 한 것인데, 고종달이는 속으로 ‘허, 벌써 아이들이 내 이름을 알다니. 이거 혈을 놔두면 진짜 큰일나겠구나.’ 하고는 그 마을의 혈을 따버렸다. 그러자 거짓말같이 철철 흐르던 마을 샘들이 갑자기 말라 버렸다.

고종달이는 종다리를 시작으로 해서 서쪽으로 가면서 마을마다 쓸 만한 샘물은 모두 말려 버렸다. 그렇게 하여 현재 제주시 화북지경에 와서 ‘꼬부랑 나무 아래 행기물’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전 그 곳에서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는데 한 백발노인이 급히 달려오더니, 행기[놋그릇]에 물을 한 사발 떠다가 소의 길마 밑에 잠시만 숨겨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농부가 말하는 대로 하자 백발노인은 그 행기물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 후 고종달이가 물냄새를 잘 맡는 개를 데리고 농부가 일하는 밭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지리서에 나타나 있는 샘 자리를 찾는데 아무리 돌아다녀도 보이지 않으므로 농부에게, “꼬부랑 나무 아래 행기물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었다. 농부가 듣기에 그런 샘물 이름은 처음인지라 금시초문이라고 대답했다. 꼬부랑 나무는 소의 길마를 얘기하는 것이고 행기물은 놋그릇에 담긴 물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종달이가 데려온 개가 물냄새를 맡았는지 소 길마가 있는 쪽으로 킁킁거리며 다가갔다. 농부는 사발에 떠놓은 물은 까맣게 잊고, “이놈의 개가 내 점심밥을 먹으려고…….” 하면서 몽둥이질로 개를 쫓아 버렸다. 고종달이는 샘을 찾지 못하자 지리서가 엉터리라며 찢어 버리고 가버렸다.

이렇게 해서 백발노인인 수신(水神)은 살아났고, 지리서를 찢어 버려서 더 이상 물의 혈도 뜨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 고종달이가 제주 땅의 맥을 거의 끊어 버려 큰 인물이 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고종달이는 돌아가는 길에 제주를 지키는 신의 노여움을 받아 한경면 앞 차귀섬에 이르렀을 때 배가 전복되어 죽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고종달이와 행기물」은 제주 여러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고종달형 설화’의 하나이다. ‘고종달형 설화’는 “제주는 원래 왕후지지(王侯之地)인데 이 사실을 안 중국왕[고려왕이 등장하기도 한다]이 고종달이를 제주에 파견하여 곳곳의 지혈(地穴)을 끊어서 제주에는 생수(生水)도 왕도 나지 않게 되었다.”는 풍수 설화의 일종이다.

고종달이가 제주의 좋은 맥을 끊어서 큰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 속에는 중앙정부로부터 차별받아 온 제주인의 불만이 표출되어 있다. 또한 수신[백발노인]의 도움으로 그나마 샘을 지킬 수 있었다는 이야기 속에는, 샘물 하나에도 신이 깃들어 있다는 제주인의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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