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901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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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間信仰 |
영어공식명칭 | Folk Religion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시흥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덕묵 |
[정의]
경기도 시흥 지역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자연 신앙에 기초하여 일반화된 민간에서의 신앙.
[개설]
우리나라의 민간 신앙은 재래의 전통적인 자연 종교에 입각한 것으로 자연 숭배가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자연을 찾아가서 기도하는 풍속, 산을 숭배하고 물을 숭배하고 하늘을 숭배하며 만물에 영(靈)이 있다고 보는 애니미즘적 사유를 본질로 하고 있다. 자연 숭배는 조상 숭배로 이어지며 자연신과 인신이 융합되게 된다. 따라서 민간 신앙에는 자연은 물론 조상 숭배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 신앙은 무속 신앙, 산신 신앙, 용신 신앙, 마을 신앙, 가신 신앙 등 다양한 제 현상을 포함하고 있다.
민간 신앙을 믿는 사람들은 산에는 산신, 물에는 용왕, 하늘에는 천신이 있다고 보고 그것에 다가가서 영적인 소통을 하고 기를 받고자 기도처를 찾아다닌다. 시흥시의 주요한 기도처로는 군자봉, 소래산 등지가 있으며 이들 산에 가뭄이 심할 때 인근 주민들이 와서 기우제를 지냈다.
[마을 신앙]
마을 신앙에서 모셔지는 신격(神格)은 산신, 우물 고사에서 보여지는 용왕, 군웅신, 서낭신, 장승, 김부 대왕(金傅大王)과 같은 인신 등이다. 시흥 지역 마을 신앙의 특징은 타 지역에 비해 장승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경기 지역에서는 경기 북동부인 양평군과 경기 남부인 광주시, 용인시, 화성시, 시흥시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동제(洞祭)의 명칭은 '당고사'라는 용어가 일반적이다. 제의(祭儀)는 도당굿[마을 사람들이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도당에 모여 마을의 안녕과 태평을 기원하는 굿]을 하는 경우, 고사(告祀)를 지내는 유형으로 나타난다.
도당굿의 경우 일제강점기에 경찰서에서 무당이나 악사들을 잡아가 조리돌림을 돌리는 등 박해를 심하게 해서 고사만 지내는 식으로 바뀐 경우가 많았다. 역사와 뿌리가 깊었던 시흥 군자봉 성황제[성황굿]나 포동 새우개 당제[당굿]는 명맥을 이어오다가 새우개 당제는 단절되고, 2018년 현재 시흥 군자봉 성황제만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9호로 지정되어 유지되고 있다. 방산동 당제의 경우 고사를 지내고 무당을 불러 간단히 치성(致誠)을 드리지만 도당굿과는 차원이 다르다.
시흥 지역의 마을 신앙에서는 우물 고사가 수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방산동 방골에서는 2017년까지 당고사 때 우물 고사를 지냈다. 대다수의 마을에 공장이 들어선 이후 우물이 매몰되거나 파손되어 현재는 우물 고사가 단절되었다. 일부 마을의 신당에서 보이는 특징은 신목(神木) 옆에 일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터주가리에 비해 매우 큰 짚주저리를 세워 놓은 점이다. 방산동 방골, 과림동 부라위 등지에 현재도 이러한 짚주저리가 세워지고 있다.
신주(神酒)는 당주집에서 직접 담던 조라술에서 청주를 사서 사용하는 변모된 경향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일반적으로 동제의 경우 남자들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과림동 부라위 산고사의 경우 부녀자들이 주관한다는 점에서 특이한 현상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과림동 부라위마을을 수호하는 바위를 이웃 마을에서 파손하자 부녀자들이 앞장서서 제를 지낸 것에서 유래된다. 남성 중심의 동제에서 여성이 앞장서서 동제를 세웠다는 점은 여성사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동제는 6.25전쟁 이후 어려운 국내 사정으로 비교적 일찍 단절된 마을도 있고, 대부분은 1980년에서 2000년대 초 사이 도시화의 영향으로 사라지고 있다. 2018년 현재 동제가 전승되는 마을의 경우에도 주민들의 신당(神堂)에 대한 의지가 강하여 동제를 지내고 있으나, 촌로들이 사망하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전승되는 지역은 과림동 부라위, 물왕동 월미, 조남동 안골, 방산동 방골, 하중동 관곡, 광석동 나분들 등 몇 개 마을에 불과하다. 동제는 지역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마을의 역사와 함께해온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그 뿌리는 고대에까지 닿아 있다.
[가신 신앙]
가신 신앙을 토대로 하고 있는 집고사에서 모시는 신은 집 안 도처에 있는 성주, 터주, 삼신, 칠성, 조왕(竈王), 업신(業神)과 함께 집 밖에 있는 산신 등이다. 집고사라고 하여 집 안의 가신만 모시는 것이 아니라 산신이나 마을 제당의 신 등 집 밖의 신들도 모신다. 이것은 천지의 모든 신을 모시는 무속 의례의 논리와 맥락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집고사는 일반적으로 주부(主父)가 주관하나 규모를 크게 할 경우 무당을 불러 굿으로 하는 경우도 있으며 모시는 신격의 구조는 동일한 자연 종교적 애니미즘 사고에서 비롯된다.
시흥 지역의 가신 신앙은 경기도의 인근 지역과 대동소이하지만 성남 지역 등지와 달리 대청에 대감항아리를 모시는 점이 특징이다. 타 지역은 대감항아리를 광에 모시는데, 신격에서 차이가 있다. 시흥 지역의 대감항아리는 성주대감항아리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경기도 성남이나 수원 지역에서는 성주를 상징하는 한지로 만든 폐백(幣帛)을 대청에 모셔 놓는 반면 시흥 지역에서는 이런 것이 전혀 없다는 점도 지역적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조왕은 부엌의 신이다. 조왕은 불의 신으로 불을 다루는 부엌에 모신다. 조왕에 대한 신앙은 고대 중국에도 있었으며 일본에서도 모시고 있다. '조왕대신’으로도 부르며 ‘조왕각시’로도 믿어 왔다. 사찰에서는 단을 만들어 조왕탱화를 모셔 놓기도 한다. 시흥 지역에서 집고사를 지낼 때 조왕에 대해 특별히 하는 행위는 없다. 다만 성주나 터에서 떡시루를 올리고 고사를 지내고 나면 한 접시를 떼어 조왕의 거처인 부엌에 가져다 놓는 정도이다. 조왕신은 부녀자들의 주요 생활처인 부엌에 있다. 주부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맑은 물을 조왕에 바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였다. 오늘날에는 입실 부엌이지만, 과거에는 땔감으로 조리를 하던 화덕 중심의 부엌이어서 부뚜막 한쪽에 조왕단을 만들어 조왕중발(竈王中鉢)[청수를 올려놓는 사발]을 올려 놓았다. 요즘과 같은 입실 부엌에는 조왕단은 없다. 주부들 중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서 조왕단이 아닌 싱크대 위에 청수를 올려 놓고 가족들의 안녕을 비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