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901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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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山神信仰 |
영어공식명칭 | Mountain Spirit Worship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시흥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덕묵 |
[정의]
경기도 시흥 지역에서 행해지는 산악에 대한 믿음과 숭배.
[개설]
우리나라 전통의 토착 신앙은 샤머니즘에 기초한 자연 종교이다. 현상적으로 자연은 하늘, 땅, 바다로 삼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토착 신앙에서 자연은 하늘과 별을 대표하는 칠성(七星), 산을 대표하는 산신(山神), 물을 대표하는 용왕(龍王)으로 삼분될 수 있다. 하늘이 다소 추상적인 데 비해, 산과 물은 지상에 사는 인간에게 직접적인 생존의 필수적 요소가 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고유의 민속신앙 및 그것과 궤도를 같이 하고 있는 무속에서 산신과 용신에 대한 신앙은 절대적인 위치에 있으며 민속신앙을 대표하는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고대로 갈수록 산의 비중은 컸으며 그 속에서 인간 생존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취할 수 있었다. 또한 죽어서 간다는 북망산(北邙山)처럼 산은 죽은 후의 안식처가 된다. 이렇게 산으로 간 조상은 곧 산신으로 상징화되기도 한다. 아사달(阿斯達)의 산신이 된 단군(檀君), 태백산의 산신이 된 김유신(金庾信), 단종의 예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알 수 있다.
각 지방에는 그곳을 대표하는 주산(主山)이 있다. 함경도 백두산, 평안도 묘향산, 황해도 구월산, 강원도 금강산, 경상도 태백산, 전라도 지리산, 충청도 계룡산, 제주도 한라산, 경기도 관악산, 서울 삼각산 등이다. 이들 산은 국행제(國行祭)[국가의 제사]에서 받드는 사산(四山)으로 혹은 팔도명산의 하나가 되어 각처를 왕래하는 기도자들의 순례처가 되었다. 조선시대 임금이 앉는 자리 뒤에 놓이는 병풍에는 일월오악도(日月五嶽圖)가 그려져 있다. 일월이 왕과 왕비라면 산악은 곧 국토를 의미한다. 시·군이나 마을 단위로 내려가도 주산이 존재하며 주민들이 믿고 의지하는 대상이 된다. 국가 차원 혹은 왕궁에서뿐만 아니라 도나 군, 마을 단위에 이르기까지 산신 신앙이 절대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시흥의 산신 신앙]
시흥 지역에서도 군자봉은 일찍부터 신앙으로 받들어졌으며 소래산, 성주산 등지도 신앙의 대상이 되어 왔다. 금이동 거멀, 도창동 강창말, 물왕동 능골, 과림동 부라위 등 시흥 대부분의 마을 공동체 의례에서도 ‘산제’, ‘산신제’, ‘산고사’, ‘산제사’ 등으로 명명되며 산신은 절대적인 숭배의 대상이 되어 왔다.
가정에서도 산신에 대한 신앙을 흔히 볼 수 있다. 가신(家神)을 위한 집고사에서도 산신에 대한 대접이 병행된다. 대문 앞에서 산을 바라보며 절을 하는 풍속은 이 지역의 일반적인 집고사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산에 자신만의 기도처를 만들어 놓고 매년 절기마다 치성을 드리고 오는 풍속도 있는데, 이것은 강원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속이다.
시흥시 방산동 고잔마을 김경희 댁의 경우에도 이런 경향을 볼 수 있다. 이 댁 소유의 산 당나무를 제당(祭堂) 터로 삼아 음력 정월 초하루에 식구들만 가서 제를 지낸다고 한다. 새벽에 산에 올라가 제를 지내고 와서 차례를 지낸다. 설날 조상들에 앞서 산신께 먼저 예를 표하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산신 신앙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시흥 지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화정동 너빌 마산 산신제]
마산(麻山)[마하산(麻霞山)]은 시흥시 화정동, 산현동, 조남동 및 안산시 상록구 양상동에 걸쳐 있는 높이 246.1m의 산이다. 시흥시 화정동 너빌마을에서는 마산에서 산신제를 지낸다. 화정동 너빌 마산 산신제는 음력 정월과 칠월 초하루, 일년에 두 번 지낸다. 정월에는 소머리, 산자(饊子 또는 糤子)[유밀과의 하나], 대추, 어포(魚脯), 밤 등을 제물(祭物)로 쓴다. 7월에는 소머리를 제물로 쓰고 있다. 제사에 쓰이는 제물은 집에서 만들지 않고 산에서 당일 직접 조리한다. 제사를 주관하는 제관(祭官)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여 정성을 다한다.
마을의 노인들에 따르면, 대체로 조선 초기부터 마산에서 산신제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근래에는 마을에서 산신제를 지내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젊은 사람도 있어서 주로 노인들이 주관하여 진행하고 있다. 마산에 올라가 산신제를 지내나 신체(神體)는 따로 없다. 예전에는 당(堂)이 있었는데 2000년대 중반에 없어졌고 지금은 산 중턱에서 제를 지낸다. 절차는 제물을 진설(陳設)한 후 잔을 올리고 절을 하는 고사식(告祀式)으로 이루어진다.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현재까지 제를 지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소를 잡았으나 지금은 소머리만 올린다.
[조남동 양달말 산신제]
조남동 양달말 산신제는 시흥시 조남1동 양달말에서 행하는 산신제로 제일(祭日)은 매년 음력 10월 초하루이다. 마을 뒷산 중턱의 소나무 밑과 장승백이 입구에 있는 장승 앞에서 장승제를 겸해서 지냈다. 마을에서는 목수가 소나무로 길이 1m 정도의 장승 한 쌍을 만들어 양달말에는 남 장승, 응달말에는 여 장승을 산신제 전날 저녁에 당주(堂主) 내외가 목욕재계(沐浴齋戒) 후 세웠다. 선출된 당주는 말미골에서 물을 길어다가 그 물로 술을 빚고 목욕재계를 하였다. 제물(祭物)로는 소머리나 돼지머리를 사용하였다. 그 외 나물, 과일, 북어, 시루떡이 사용되는데, 각 집에서 추렴을 한다. 제기(祭器)는 당주 집의 것으로 사용하였다.
산신제의 기원이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마을이 유래된 이후부터 이어져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의 절차는 고사식이며 산신제를 먼저 지내고 장승제를 올렸다. 1980년대에 마을 뒤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나면서 덕수 장씨(德水張氏) 종택(宗宅) 등 대부분의 민가가 헐리게 되었다. 대부분의 마을 주민이 떠나고 마을의 가구 수가 줄면서 산신제도 더 이상 전승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