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남도 함안 지역에서 행해지는 식품과 음식에 관련된 생활문화.

[개설]

함안 지역은 낙동강과 남강이 합류하여 형성된 넓은 평야 지대에 자리하고 있으며, 풍부한 수원과 비옥한 토양을 지니고 있어 농사에 적합한 지역으로 예부터 곡식과 채소 등 농작물의 재배가 용이하였다. 이러한 지리적 성격과 기후적 특성에 힘입어 곡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일과 채소가 풍부하게 재배되어 왔다. 함안 지역의 특산품으로는 수박, 참외, 감 등이 있다. 현재 계절에 상관없이 토마토, 파프리카, 멜론, 호박 등의 시설 채소와 마늘, 곶감, 수박, 복숭아, 포도 등이 활발하게 재배되며 지역의 특성 작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여기서는 함안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음식과 함께 세시에 따라 의미를 각별하게 가지는 의례 음식으로 구분하여 함안 지역 음식 문화의 일면을 알아본다.

[일상 음식]

함안 지역의 주식은 쌀과 보리이며, 부식으로는 국[된장국 등], 김치, 나물 등이 있다. 국을 끓이는 경우 멸치를 이용하여 국물을 우린 다음 우거지, 시래기, 무 등 야채와 들깻가루를 넣고 끓였다. 나물의 경우 산나물, 씀바귀, 머위 등에다 쌈장을 얹어 쌈을 즐겨 먹었다. 장을 만들어 먹을 경우 '집장'이라 하여 귀리를 삶아 나온 진액이 마르면 풋고추, 콩, 개떡을 갈아 넣고 독에서 숙성하여 먹기도 했다. 음식의 간은 소금 간이 강한 편이나, 맵게 먹는다는 특징이 있다. 함안 지역은 청양고추를 이용한 매운 국수 요리를 즐기며 얼큰한 소고기 국밥, 매운탕 요리가 발달되어 있다. 또한 농산물과 민물고기를 사용한 음식이 많으며, 대표적으로 들깨를 이용한 논고동찜이 있다.

[향토 음식]

함안 지역은 우시장(牛市場)이 발달한 탓으로 쇠고기와 오리고기 음식을 즐겨 먹었다. 특히 오리고기에 부추 양념을 섞어 고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여 먹었다. 여항산 일대에 흑염소를 방목하고 있어 흑염소 요리도 발달되어 있다. 함안 지역 육류 음식으로는 소고기 국밥, 장땡이, 오리탕, 부추 오리 불고기 등이 있다. 또한 함안 지역은 남강과 낙동강을 끼고 있어 어족이 풍부하다. 그 중 추어탕, 메기탕 등 어탕류가 발달되어 왔다. 지금도 민물고기를 이용한 매운탕, 민물고기찜, 어탕 국수 등은 지역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들이다. 특히 어탕에 계핏가루[산초가루], 우거지 등을 넣어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함안의 마실 거리의 경우 지역민들이 '시어'라고 부르는 일종의 식혜가 있는데, 식재료와 요리법이 독특하다. 밥을 지어 식힌 후 물기를 뺀 다음 마른 갈치, 마늘, 생강, 소금, 엿기름, 설탕, 고춧가루 순으로 넣어 따뜻한 곳에서 발효를 시켜 마신다. 한편 향토 고유의 대표 음식으로 장땡이, 시어, 곶감 화전 및 풋고추 쇠고기 김치가 있다. 이러한 음식들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지역의 향토성이 잘 담겨 있는 음식을 알리고 의미를 확보해 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의례 음식]

1. 정월 장 담그기

함안 지역은 대개 정월에 손 없는 날을 정하여 장을 담았다. 부녀자나 대주가 장을 담그는 그돌아옫해가 자기 띠에 해당되면 장을 담그지 않았다. 장을 담글 때에는 마른 명태, 숯, 붉은 고추, 깨, 대추 등을 넣었다. 붉은 고추나 숯덩이 3개 또는 5개를 양수(陽數)로 넣는 것은 장에 침범할 수 있는 부정을 막기 위함이다. 장을 담근 후에는 장독에 버선본을 붙이거나 왼새끼를 두른다. 장맛을 버리게 하는 잡귀를 물리치기 위함이다.

2. 삼월 삼짇날 음식

음력 3월 3일에는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한다. 부녀자들은 진달래 꽃전을 산과 들에 나가 지져 먹고 봄놀이를 즐겼다. 진달래꽃을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참기름을 발라 지져 먹었다.

3. 동지 음식 팥죽

함안 지역은 초순에 드는 애동지 때는 팥죽을 끓여 먹지 않고 떡을 쪄 먹었다. 20일이 지나서 드는 노동지 때 끓여 먹었다. 집집마다 팥죽을 쑤어 조상신과 삼신, 성주신 등 가신에게 올렸다. 잡귀가 집안에 들어오지 말라는 뜻에서 팥죽을 뜰, 마루, 대문 등 곳곳에 뿌렸다.

4. 기타[혼례 음식 봉치떡]

함안 지역은 독특한 혼례 음식으로 봉치떡이 있다.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혼수함이 올 때 생선을 비롯한 여러 음식이 떡과 함께 오는데, 이를 봉치떡이라 하며, 딸을 키워 보내면서 평생 처음 얻어먹는 떡이라 하여 '공떡'이라고도 한다. 또한 폐백 음식은 술, 밤, 대추, 엿이 기본이고 육포, 쇠고기 산적, 닭산적, 정과, 잣, 호두 등이 있다. 건과류, 정과류는 근래에 등장한 음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