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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2411
한자 官民合同-都市祝祭耽羅國立春-
영어음역 Gwanminhapdongui Dosichukje Tamlagugipchungutnori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문무병

[개설]

하늘의 1만 8천 신이 지상으로 내려와 ‘새철 드는 날’(입춘날)에 제주목 관아에서 제주목사를 비롯한 관리들과 무당들이 같이 행하던 굿놀이판이 있었다. 이를 현대에 재현하여 탐라국입춘굿놀이라는 민속놀이 축제를 만들었다. 제주시가 주최하는 관민 합동의 도시 축제로 전승·발전·확대시켜나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 축제이다.

탐라국입춘굿놀이는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제주 사람들의 넉넉하고 훈훈한 인심을 함께 나누는 자리이다. 입춘 국수와 막걸리를 무료로 맛볼 수 있고, 해금·거문고 산조의 전통문화 마당, 제기차기, 팽이치기, 미숫가루와 떡을 직접 만들어 먹는 체험마당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 있어 정을 나누는 잔치가 흥겹기만 하다.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놀이 한마당]

x탐라국입춘굿놀이의 기원은 탐라국시대에 탐라 왕이 몸소 쟁기를 잡고 백성 앞에서 농사시범을 보였던 세시풍속이자 풍농굿에 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제주목사가 전도의 심방을 모아 비용을 대고 제주(祭主)가 되어 벌이는 굿의 형태로 발전하였다.

이는 고대의 국행사전(國行祀典)이었던 나례(儺禮) 의식이 발전한 관민 합동의 나희(儺戱)로써 풍농굿과 제주목 관아의 문굿이 복합된 굿놀이였으며 뒤에 여흥으로 탈굿놀이인 입춘탈굿놀이가 말미를 장식하는 완성형 입춘굿놀이가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마을 원로인 호장(戶長)이 손수 쟁기를 잡고 낭쉐[木牛]를 끌고 가면 전도에 흩어져 있던 심방들과 마을의 걸궁패가 뒤따랐다. 그 뒤를 일반 백성들이 따르면서 질펀하게 거리굿을 펼치며 관덕정에 모여 굿판을 벌였다고 한다.

한 해 농사의 풍년을 비는 농경 의례와 탈놀이 마당, 관아를 돌며 문굿을 쳐주고 부정을 막는 문전고사(또는 문굿), 그리고 마을 걸궁패의 가장 행렬 또는 길놀이로 이루어진 걸궁 등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놀이 한마당이었던 것이다.

[입춘 전의 전야제]

1. 거리굿으로 정화하다

입춘 전날 목우를 만들어 낭쉐코사(木牛告祀)를 지내기 전에 걸궁패가 하는 거리굿·잡색놀이·풍물판굿·문굿 등을 걸궁이라 한다. 입춘 전날의 걸궁은 입춘굿을 위한 모금과 함께 관청과 사가는 물론 거리마다 부정을 씻고 살을 물리쳐 액을 막아주는 거리도청제(거리굿)와 문굿으로 이루어진다.

제주도의 마을에는 수눌음 조직으로서 그 마을의 당을 매고 있는 심방을 중심으로 장고접 또는 걸궁패라는 40여 명 정도의 상설 연희패가 조직되어 있었다. 이들이 하는 판굿으로서 걸궁은 무속적인 당굿이나 유교식 포제의 기금을 모으기 위하여 활동한다.

걸궁패는 입춘 전에 거리마다 부정과 살을 막는 거리굿을 하고, 관공서, 상점과 가가호호를 돌며 집안의 부정과 살을 막는 문굿을 한다. 걸궁패가 관공서, 상가, 집 앞에 이르면 집주인은 작은 상에 쌀과 제주 그리고 인정(기부금)을 문 앞에 갖다 놓는다.

걸궁패에서는 집안에 쇳소리를 내어 잡귀를 쫓고 9대 진사 또는 스님의 역을 맡은 사람이 쌀을 던져 점을 치는 ‘제비점’을 하여 집안의 운수를 점쳐 준다. 이를 문굿이라 한다. 걸궁패는 거리를 돌다 사고가 잦은 곳, 즉 부정과 살이 낀 곳에 이르면 부정을 씻고 액을 막고 잡귀를 쫓는 굿을 한다. 이를 거리굿 또는 거리도청제라 한다. 이와 같이 입춘굿 전날의 굿들은 기부금을 모으며, 그 대신에 관청이나 집안, 거리와 지상의 모든 곳의 부정을 씻어주는 정화의례(淨化儀禮)라 할 수 있다.

2. 낭쉐코사로 풍농을 기원하다

낭쉐코사는 농사의 풍요를 바라는 동민들의 신성한 의식이다. 그러므로 목우를 만들기 전 앞고사를 지내고 금줄을 친 뒤 잡인의 출입을 막고, 목우가 완성된 뒤에는 막고사를 한다. 그때마다 걸궁은 악기를 울려 신명을 부추겨야 하며, 목우를 만드는 사이에는 집집마다 돌며 문굿을 쳐주고 인정(기부금)을 받는다.

제주도에는 소나 말을 기르는 테우리와 둔주가 주도하여 마소를 위한 고사로 넥인(烙印)코사·귀페(耳標)코사·테우리 명절 등이 있었다. 입춘굿 역시 풍농굿으로 예로부터 입춘 전날 나무로 소를 만들고 금줄을 쳐서 부정을 막는 고사가 있었는데, 이를 낭쉐코사[木牛告祀]라 한다.

이 고사를 지내기 위하여 만드는 낭쉐[木牛]는 입춘 날 탐라 왕이 백성들 앞에서 직접 밭을 갈던 입춘춘경(立春春耕) 또는 친경적전(親耕耤田)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신성한 소다. 낭쉐를 만들면 금줄을 치고 부정을 막아 신성한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낭쉐는 탐라 왕이 끌던 신성한 소이자 소의 신이며, 목축의 신 테우리 신의 하위 신이기도 하다. 그러니 낭쉐도 농경 신의 일종인 것이다. 따라서 몸을 깨끗이 하고 정성을 다하여 낭쉐를 경건하게 잘 모시고 금줄을 쳐서 부정 타지 않게 하는 일은 낭쉐코사를 담당한 제관들이 지켜야 할 금기이다. 낭쉐코사는 나무로 만든 소를 신성한 소로 만드는 의식이다.

탐라국입춘굿놀이의 풍농굿으로서의 특징은 나무로 소를 만들고 마을의 유지가 되는 호장이 직접 낭쉐와 쟁기를 끌고 밭을 갈아 농사짓는 모습을 굿판에서 실연하는 ‘모의적인 농경의례’로서 새봄맞이 풍농굿의 중요한 의식이라는 데 있다.

3. 영감놀이로 전국의 영감신을 불러들이다

낭쉐코사가 끝나면 낭쉐 주위에 금줄을 쳐 부정을 막고, 참여한 관중들은 종이탈을 쓰고 횃불을 들고 판을 만든다. 심방이 집전하는 영감놀이를 위해서이다. 영감놀이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종이탈굿놀이로서 팔도의 명산을 차지한 영감신들은 팔도를 유람하며 제주에 온 막내 동생을 찾아온다.

막내 동생은 낮에는 연불, 밤에는 신불을 들고 나타나는 도깨비 신이며 “술 잘 먹고 소리 잘하는 신” 곧 예술의 신이자 축제의 신이다. 따라서 전야굿의 영감놀이는 축제의 영감신들이 제주에 찾아와 입춘굿에 한바탕 신나게 놀고 잘 대접받아 축제의 신명을 불러 일으켜 달라는 시민들의 기원을 담고 있는 제주도 특유의 종이탈놀이굿이다.

4. 한바탕 난장의 전야굿을 벌이다.

영감놀이가 끝나면 팔도에서 들어온 팔도 풍물패와 제주의 풍물패, 탈패, 마당놀이패들이 서로 어우러져 한바탕 난장의 판굿과 잡색탈놀이를 벌이게 된다.

[입춘날의 본제]

1. 거리굿으로 본굿을 준비하다

입춘날이 되면 시청 후문에 매어둔 낭쉐의 금줄을 풀고 낭쉐를 이끌고 나와 걸궁패의 대오를 점검한다. 300여 명이 시청 앞을 출발하여 광양로, 남문로, 중앙로터리를 지나 관덕정에 들어온다.

관덕정을 한바퀴 돌고 원을 만들고 호장이 목우를 끌며 밭을 가는 시늉을 하면, 호장 뒤를 따르는 농부들이 씨를 뿌리고 땅을 고르는 등 각종 무언의 동작을 한다. 간단한 풍물굿을 벌인 후에 각종 기와 배역들이 자리를 잡아 마당에 앉으면 본굿으로 들어간다.

2. 본굿이 진행되다

1) 초감제

입춘굿의 초감제는 신구세관(新舊歲官)이 갈리는 ‘신구간’이 지나고 새봄맞이 준비를 하는 ‘새철 드는 날’에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새로 부임하는 1만 8천 신들의 지상 강림을 기원하는 청신의례(請神儀禮)이다. 그러므로 탐라국입춘굿놀이의 초감제는 제주도 ‘큰굿’의 규모로 한다. 수심방은 서서 굿을 진행한다.

태초에 천지가 창조되고 인간 생활이 시작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베포도업침’, 굿을 시작하는 때와 장소를 알리면서 굿을 하는 곳이 세계의 중심이자 우주의 중심이라는 ‘날과 국 섬김’이 끝나면, 굿을 하는 까닭을 설명하는 ‘연유닦음’에 들어간다. 연유닦음에서는 입춘굿의 오랜 내력과 사연을 이야기하는 데,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입춘굿은 탐라국 시절부터 탐라 왕이 백성들 앞에서 직접 쟁기를 잡고 소를 몰며 밭을 갈던 풍속이니, 제주의 풍속을 마구 파괴하던 그 어려웠던 이형상 제주목사 시절에도 입춘굿만은 아니할 수가 없어 기영저영 끌어오던 참에 신축년 난리가 나서 관덕정은 성교꾼들의 피로 물들고 자원장두 이재수는 죽어 입춘굿을 더는 할 수 없었다.

그 뒤에도 이 눈치 저 눈치 몇 번 하다 말고, 일본 놈 시국 되니 조선 사람의 신구간이나 신구간이 끝나서 하는 입춘굿은 미신이라 하여 굿하면 막 잡아들인다 하니 하지를 못하다가 해방이 되니 “성님 옵서 우리 홀목 잡앙 관덕정에 강 1만 8천 신전님들 옵서 옵서 청해영 입춘굿이나 큰굿으로 해 봅주허연 이 공론 저 공론 했주마는 무자·기축년 사태 만낭 굿 한 번 못해 본 것이 이거 몇 해우꽈 80년을 넘겼습니다”며 입춘굿의 내력을 엮는다.

그래도 다행히 ○○년 ‘새철 드는 날’에 대주 제주시장 ○○를 초헌관으로 역가를 바치게 되었다는 이야기, 입춘굿은 태조 시절에 제주목사가 관청의 액을 막고 만민단골에 궂은 액을 막아주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나서 입춘굿을 통해 제주시민이 기원하는 바를 이야기한다.

“오늘 우의로 하는 옥황신전님들 청하고 자청비 세경할망을 청하여 하는 이 공서 옷이 없어 밥이 없어 옷 줍서 밥 줍서 하는 공서 아닙니다. 옷과 밥은 빌어서도 얻어서도 밥입니다. 새철 드는 날 높고 높은 1만 8천 신전님들 청하여 제주 시민들 오곡풍성 육축번성 만민백성 넋날 일 혼날 일 막아주십센 올리는 공삽니다.

제주시에서 올 금년 사업 계획대로 잘되게 해줍서 하는 공삽니다. 모든 1만 관청 건물에도 궂은 액을 막아줍센 드리는 공삽니다. 제주읍성 만민단골에도 궂은 액을 막아줍센 올리는 공삽니다”

‘연유닦음’이 끝나면 심방은 감상기와 신칼을 들고 매우 격렬한 춤을 추어 ‘군문열림’을 한다. ‘군문열림’은 굿문을 열어 하늘의 신들을 내려오게 하는 청신의례, ‘하늘 신궁의 문을 여는 제차’이다. 하늘의 도성문이 열림으로써 하늘에서 1만 8천 신들의 하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2) 새림

신들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하늘에서 내려온 신들을 5리 밖에까지 가서 모셔오기 전에 굿판의 부정을 말끔히 씻는 것이 ‘새림’이다. 소무가 동해 바다 은하 봉천수를 사발 그득 떠다가 물을 뿌리며 제장의 부정을 씻는 물에 의한 정화의식(淨化儀式)이다.

3) 오리정 신청궤

오리정 신청궤는 하늘에서 내려온 1만 8천 신들을 5리 밖까지 가서 심방이 안내하는 감상관이 되어 모셔오는 청신의례 중 하나다. 하늘의 신들을 모셔오는 지상의 신은 본도지관[土地官]이라는 본향당신이다. 심방이 쌀을 든 그릇을 들고 신칼로 쌀을 사방에 캐우리며 춤을 추는 것은 하늘의 신을 맞이하는 본향당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심방의 안내를 받아 굿판으로 들어오는 신들의 행렬은 높은 신에서부터 낮은 신으로 이어진다. 이때 쌀을 캐우리는 것은 1만 8천 신의 웅장한 행렬 맨 마지막에 따라오는 군병(軍兵)이라는 잡귀, 잡신, 배고픈 귀신들에게 하는 대접이다. 입춘굿의 오리정 신청궤에는 신들을 제장으로 모시면서 특히 제주도의 농경 신 세경할망 자청비를 모셔 들이는 ‘세경할망 청함’이 있다.

세경할망을 모시는 오리정 신청궤를 심방이 외치면 할망은 지팡이를 짚고 요란하고 무시무시하게 신의 위엄을 과시하며 제장 안으로 들어온다. 이때 제주도의 농경 신 세경할망 자청비의 신상을 그린 걸개 그림이 하늘에서 내려와 건물 벽에 걸린다.

4) 본향듦

제주읍성 안의 마을 본향당신들을 청해 들이는 과정이다. 제주읍성 안에는 시내 내왓당, 운주당, 각시당, 궁당, 시락당, 칠머릿당, 물할망당 등이 있고 제주시 관내에는 40여 본향신들이 좌정하고 있다. 이 당신들을 청해 들이려면 팔에 화살통을 차고 ‘팔찌거리’를 하여 활을 쏘며 굿판에 들어오는 무서운 당신의 모습을 재현하며 본향당신을 청하는 제차인 ‘본향리’를 한다.

본향당신들을 다 모시고 좌정시킨 뒤에는 제주시장을 초헌관으로 삼헌관을 젯상 앞에 앉히고 절을 시키고 ‘음복지주잔’이라는 명과 복을 이어주는 제물을 음복한 후, 신에게 한 해의 사업이 잘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기원하는 ‘소지(燒紙)’를 태우고 환자의 몸에서 잡신을 쫓는 ‘푸다시’를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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