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D01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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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목계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어경선 |
목계마을에서 원주 쪽으로 향하다가 보면 마을이 끝나는 곳에 강변횟집이 있고 그 앞에 노변공원이 있다. 노변공원에는 마을 사람들이 세운 목계나루터비, 김현중의 ‘아! 사랑하는 목계’ 시비, 이효승의 송덕비, 현대의 대표적인 시인인 신경림(申庚林)의 ‘목계 장터’ 시비가 서 있다. 우리 고장의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한 ‘목계장터’는 그 옛날 목계의 영광스런 모습과 나루를 무대로 한 풍물과 토속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여 끊임없이 떠돌 수밖에 없는 뿌리 뽑힌 민중들의 삶의 정서를 물씬 풍기게 하는 시라는 생각이 든다.
목계 장터
- 신경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신경림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 목계로 소풍을 왔을 때 처음 본 모습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새파란 강물, 강가의 하얀 모래 밭, 모래밭 뒤의 수백 그루로 보이는 큰 소나무들, 강 위에 떠있는 수없이 많은 나룻배와 고깃배들. 정작 트럭도 함께 타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너 목계에 이르렀을 때 내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길을 향해 양옆으로 나란히 서 있는 가겟방들, 언덕에 멀찍이 물러앉은 도가집들, 밭머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조각배, 집집이 벽이나 담에 걸린 그물이며 촉고 따위 고기잡이 연장들, 여기저기서 들리는 귀에 선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