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A010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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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병구 |
미륵사 절터 입구 쪽에 큰 바위가 웅크리고 있다. 시간의 흔적으로 때가 묻어 까맣다. 가만히 보면 돌덩어리가 아니라 커다란 거북돌이다. 본래 자리에 있었던 바위를 다듬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거북의 세모난 머리는 무엇에 그리 지쳤는지 힘없이 앞으로 처연하게 내밀어져 있다. 등에 거북껍질 문양은 보이지 않고 왼쪽 부분이 계단 모양으로 4칸이 볼품없이 깎여 있다. 정면을 쳐다보고 있는 눈과 앙다문 입은 오히려 무언가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비록 못났어도 거북으로서 할 일은 한다는 표정이면 지나친 억측일까? 거북 발은 없다. 그래서 몸통만 웅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턱부터 가슴까지 새겨진 힘줄을 보노라면 당장 숨긴 발을 내놓고 기어갈 듯한 강인한 느낌을 받는다. 등 가운데에는 비석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파 놓은 것과 거북돌의 위치를 볼 때, 비석도 있었을 것이다. 비석에는 분명 절의 창건 내력이나 연혁, 혹은 중수 사실 등이 적혀 있었을 것이지만, 수차례의 절터 발굴에도 불구하고 비석을 찾지 못하였다.
이 거북돌을 보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득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를 짓는다. 왜냐하면 거북의 왼쪽 어깨 부분에 아주 조그만 새끼 거북 두 마리가 어미 거북의 등을 앙증맞게 기어오르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아기를 보고 험악한 인상을 쓰는 이는 없을 것이다. 다른 부분은 생략하거나 거칠게 처리한 거북돌에 이렇게 아기거북을 두어 웃음을 실어준 이는 누구일까? 석공의 재치가 재미있고, 어린 거북 속에 숨겨진 귀여움에 다시 한번 슬그머니 미소가 떠오른다.
이 거북돌을 보노라면 억지로 만든 용 모양의 거북이 아니라 우리 가슴에 살아 있는 토종 거북이나 자라를 보는 듯 하고, 천년 세월의 멋을 엿볼 수 있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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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