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113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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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傳說-金寧蛇窟 |
영어음역 | Baem Jeonseol Sumswineun Gimnyeongsa Gul |
영어의미역 | Gimnyeong Sagul Cave with a Legend of Serpent |
이칭/별칭 | 김녕 뱀굴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면 김녕리 |
집필자 | 현승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면 김녕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큰 뱀을 죽인 사람 이야기.
김녕리에 있는 뱀굴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몇 편의 이야기는 결말 부분에서 약간의 변이가 일어나는데, 이는 뱀을 신으로 모시던 신앙 체계가 이야기에 섞이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1979년 3월 서김녕리 용두동에 사는 안용인(남, 74세)이 구술한 이야기와 1979년 4월 동김녕리에 사는 임정숙(남, 86세)이 구술한 이야기가 현용준·김영돈의 채록으로, 1980년 출판한 『한국구비문학대계』9-1(제주도 북제주군편)에 실려 있다. 이밖에도 김녕 뱀굴[사굴]과 관련한 이야기는 여러 책에 실려 있다.
옛날 어마어마하게 큰 뱀이 김녕 뱀굴이란 곳에 살았다. 이 뱀이 처녀를 바치지 않으면 굴 밖으로 나와서 밭의 담도 무너뜨리고 곡식들도 휘저어 버려 흉년이 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처녀 한 명씩을 선정하여 희생으로 바쳐 이 재앙을 모면해 왔다.
어느 날 제주에 부임한 판관 서련(徐憐)이 활로 뱀을 죽여 버렸다. 그러고는 동원으로 돌아오는데 하늘에서 시뻘건 피가 비가 되어 내렸다. 판관 서련은 미리 하인에게 동원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는 말을 하지 말라고 시켰는데, 하인이 피 비에 놀라서, “아이고, 판관님. 피로 비가 옵니다.” 하였다. 그 순간 판관 서련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단다.(구연자 안용인)
옛날 김녕에 있는 큰 뱀이 있었는데, 처녀를 공양으로 바치지 않으면 큰 바람을 불게 해서 곡식을 망치게 하였다. 어느 해 영천 목사가 이것을 알고는, 활로 큰 뱀을 쏘아 죽였다. 그러고 나서 제주목으로 들어가는 삼문에 당도할 즈음이었는데, 등이 섬뜩하여 보니까 피가 벌겋게 묻어 있었다.
놀라서 제주를 떠나려고 배를 탔는데, 갑자기 큰 바람이 불어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다시 제주로 돌아와서 절 오백 당 오백을 다 부수었다. 그러고 돌아보다가 허물어진 골총을 수도 없이 손보아 주었는데, 어느 날 꿈에 골총 귀신들이 나타나서 날이 밝으면 배를 타고 떠나라고 한다.
날이 밝자마자 배를 탔더니 순풍에 금방 육지에 도착하여 그 뒤 언제 죽었는데, 뱀이 나타나서 무덤 위에 똬리를 틀고 있더란다. 사람들이 큰 뱀이 원수 갚음으로 그렇게 한다는 말이 있었단다.(구연자 임정숙)
동양에서는 큰 뱀이나 이무기는 어떤 저주로 인하여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뱀을 악마로 보았다. 따라서 동양적 가치관으로 본다면 뱀에게 처녀를 바치는 행위는 용에 대한 희생제의로 파악할 수 있으나 서양적 가치관으로는 퇴치해야 할 절대 적이다.
「뱀 전설 숨쉬는 김녕사굴」에서 판관 서련이나 영천 목사는 제주 백성들을 위해서 큰 뱀을 죽이지만 결국은 천벌을 받아서 죽거나 뱀한테 괴롭힘을 당한다. 이것은 뱀을 신봉하는 제주 사람들의 신앙 체계와 맞물려서 일어나는 결론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