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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무 배조주 딸」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0849
영어음역 Baenamu Baejoju Ttal
영어의미역 Baenamu Baejoju's Daughter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도동
집필자 고경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일생담
주요 등장인물 배조주|딸|다슴어멍[계모]|부잣집 작은아들
모티프 유형 계모 설화|손 없는 색시 설화|제주 서사 무가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도동에서 전승되는 계모와 의붓딸에 관한 민담.

[개설]

「배나무 배조주 딸」이야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오래 전부터 널리 전해 오는 ‘손 업는 색시 설화’ 유형의 이야기이다.

특히 「배나무 배조주 딸」 이야기는 제주 지역만의 특성이 한껏 반영된 지역 유형으로서 눈길을 끄는데, 이는 제주굿의 현장에서 구송되는 본풀이들이 화소로 삽입되어 내용을 재구성하였기 때문이다.

[채록/수집상황]

1959년 8월 제주시 삼도2동의 채순화(여)가 구연한 것을 신광숙(남, 고3)이 조사한 내용으로, 1996년 출판된 『제주도 민담』에 실려 있다.

[내용]

옛날 옛적, 배나무 마을에 배조주라는 사람이 아내가 일찍 죽어 딸과 둘만 살다 새장가를 들었다. 시집을 오자마자 다슴어멍(계모)은 배조주 딸에게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방아를 찧으라고 시켰다. 그런데 딸이 방아를 찧으며 “이허도 방애, 이허도 방애.” 하고 노래를 하고 있으면 하얀 쥐가 나와서 구슬을 물어다 준다. 다슴어멍한테 그 일을 말하자, “내일은 조금 늦게까지 자거라. 내가 방아를 찧으마.” 하였다. 다음 날 아침, 다슴어멍이 방아를 찧으며 노래를 하는데 흰 쥐가 개똥을 물어다 준다. 다슴어멍은 화가 나서 끓는 물을 부어 쥐를 죽여 버렸다. 그러고는 가죽을 벗긴 쥐를 의붓딸 잠자리에 놓아두었다. 잠시 후, 다슴어멍은 의붓딸의 방으로 달려가서는 “얘야, 그만 자고 일어나거라.” 하면서 이불을 후딱 걷었다. 그러고는 뻘건 핏덩어리가 나오자, “처녀가 아기를 배놓고 지워 버렸네.” 하면서 남편한테 달려가, “아이고, 집안이 망하려니 처녀가 아기를 배었습니다. 이거 보세요.” 하고 소리쳤다. 아버지는 화가 나서 딸을 내쫓았다.

배조주 딸은 한 살 때 입던 옷, 두 살 때 입던 옷, 세 살 때 입던 옷을 모두 싸서 뿔 구부러진 검은 암소에 싣고 나서면서, 아버지 어머니한테 말했다. “저, 이 억울한 것, 죽고 말겠습니다.” 그러고는 자신의 팔을 끊어서 대나무에 묶고는 집 처마에 매달자, 흰 비둘기 검은 비둘기가 날아와 “배나무 배조주 딸 불쌍하다.” 하며 그 팔을 물고 날아가 버렸다. 배조주 딸은 소를 몰고 집을 나왔다. 가다 보니 어떤 부잣집 문 앞에 큰 나무가 서 있다. 나무 위에 올라가 앉아 있으니 그 집 개가 막 짖었다. 개 짖는 소리에 그 집 어머니가, “얘야, 큰놈아, 나가 보아라. 왜 개가 짖는지.” 큰아들이 나가 보니 아무 것도 없다. 돌아와서 어머니한테, “누리장나무 잎은 번들번들, 모시풀 잎은 햇들햇들, 담구멍은 바롱바롱,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조금 있다가 또 개가 짖으니 이번에는 어머니가, “둘째 놈아, 나가 보아라. 왜 개가 짖는지.” 하고 말했다. 둘째 아들이 갔다 와서 하는 말이 큰아들 말과 같다. 또 조금 있으니 개가 짖었다. 이번에는, “작은놈아, 나가 보아라. 왜 개가 짖는지.” 작은아들이 나가 보니 아무것도 없다. 나무 밑에 가서 오줌을 싸다가 위를 보니 예쁜 처녀가 앉아 있었다. 작은아들이 “귀신이거든 없어지고 사람이거든 내려와라.” 하니, “귀신이 왜 여기에 와 앉겠습니까?” 하며 배조주 딸이 내려왔다.

작은아들은 배조주 딸을 자기 방 병풍 뒤에 숨겨 두고는 어머니한테 가서 말했다.“어머니, 나가 보니 누리장나무 잎은 번들번들, 모시풀 잎은 햇들햇들, 담구멍은 바롱바롱, 아무것도 없습디다.” 이렇게 하여 배조주 딸은 작은아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종놈이 작은아들 방에 밥을 가지고 가면 다른 때는 남기던 밥도 다 먹고, 세숫물도 전보다 더 더러워지고, 수건도 전보다 더 젖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놈이 주인한테 가서 말을 하니 어머니가 아들을 불렀다. 작은아들이, “어머니, 어머니는 새 옷이 좋습니까? 묵은 옷이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어머니는 “새 옷은 깨끗하여 좋지만 묵은 옷이 만만하여 더 좋지.” 하고 대답했다. 또 작은아들이 “그러면 식은 밥이 좋습니까? 더운 밥이 좋습니까?” 하니 어머니가, “더운 밥이 좋지만 여름엔 식은 밥이 더 좋지.” 하였다. 그러자 작은아들이 사실을 말하고 나서 “전 이 처녀한테 장가 가겠습니다.” 하였다. 어머니가 처녀를 데려오라고 하여 배조주 딸을 보니 얼굴이 천하일색이다. 이제 시험을 해야겠다고 하여 문제를 내었다. “얘야, 사흘 안에 네가 도포를 만들어 내면 내 며느릿감이다.” 하니, 배조주 딸은 “예.” 하고 나갔다. 사흘이 지나 도포를 만든 것을 보니, 그 솜씨가 훌륭했다. 어머니는 “참 훌륭하다. 내 며느릿감이다.” 하며 그 날로 며느리 삼았다.

한 달 두 달이 지나고 며느리는 아이를 가졌는데, 아들은 글공부 3년 활공부 3년 하기 위해 떠났다. 며느리가 아기를 낳으니, 어머니는 아들한테 알리려고 편지를 써서 하인을 보냈다. 하인이 편지를 가지고 길을 가다 보니 목이 마르다. 물이나 얻어먹으려 근처에 있는 샘에 갔는데, 배조주 딸 다슴어멍이 거기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 “저 양반은 어디 가는 길입니까?” 하니, 하인이 “우리 집 주인 며느리가 아기를 낳아서 서방님한테 편지를 전하러 갑니다.” 하였다. 다슴어멍이 편지를 보여 달라고 하여 보니 바로 의붓딸 이야기다. 그래서 그걸 찢고 곧 며느리를 내쫓아 버리라는 내용을 써서 하인에게 주고는 주인마님께 갖다 드리게 했다. 주인마님이 그 편지를 보고는, 손자가 귀엽기는 했지만 그만 내쫓아 버렸다.

배조주 딸은 아기를 업고 발길 닿는 대로 가다가 지쳐서 길에서 잠을 자는데, 꿈에 친어머니가 나타났다. 친어머니는 “여기로 한참을 가다가 보면 못이 있는데, 한 못에서는 손을 씻고, 또 한 못에서는 발을 씻고, 또 한 못에서는 아기를 느슨하게 업고 얼굴을 씻다가 아기가 떨어지려거든 ‘아이고, 내 아기야!’ 하면서 아기를 안으려고 하면 네 끊어진 팔이 돋아난다.” 하고는 사라졌다. 딸이 한참을 가다 보니 못이 있었다. 거기에서 손을 씻고, 또 가다가 보니 못이 있어 발을 씻고, 또 가다 보니 못이 있어 아기를 느슨하게 업고 얼굴을 씻으니 아기가 떨어지려고 해서 “아이고, 내 아기야!” 하면서 안으려 하니 팔이 돋아났다. 기뻐하며 또 길을 가다 보니 날이 어두워져서 길가에 앉아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어머니가 다시 나타났다. “이제 조금 더 가다 보면 큰 기와집이 있을 거야.” 하고는 사라졌다. 깨어나 보니 큰 기와집 안에서 자고 있었고, 하인들도 많이 있었다.

이제 그 집에 살면서 아버지나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석 달 열흘 큰 잔치를 여니, 석 달 열흘 되는 날에 아버지와 다슴어멍이 왔다. 그러자 하인에게 일러 아무것도 주지 말라고 하고는 맨 나중에 방에 들어오시라 하여, 아버지에게는 잘 차려 드리고, 다슴어멍에게는 뱀이랑 거미 등 여러 더러운 동물들을 잡아다가 그 방에 집어넣었다.

한편, 배조주 딸 남편이 집에 돌아와 보니 처가 없다. 어머니한테 물으니 “네가 편지에 내쫓아 버리라고 하여 내쫓았다.”고 하였다. 작은아들은 누군가 모함한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제 처를 찾아야겠다고 하며 형들과 붓장사를 하면서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찾다가 처가 사는 마을까지 왔다. 그때는 배조주 딸이 낳은 아들도 자라서 걷게 될 무렵이었다. 그 아이가 나가 놀고 있는데, 작은아들이 그 아이를 보고 아버지가 누군지 어머니가 누군지 하며 묻다 보니 자기 아들이 틀림없다. “내가 너의 아버지다.” 하니, 배조주 딸이 무슨 일인가 하여 밖에 나왔다. 보니 남편이 틀림없다. 마침내 둘이 만나서 살아온 이야기를 하며 그 집에서 편안히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배나무 배조주 딸」 이야기에는 여러 모티프가 섞여 있다. 계모의 구박을 받는 부분은 「콩쥐 팥쥐」 이야기, 잔치를 벌여 부모를 찾는 부분은 「심청전」과 「삼공본풀이」의 가믄장애기 이야기와 같다. 배조주 딸이 집을 떠나는 부분은 제주 서사 무가인 「초공본풀이」에서 자지명왕아기씨의 모습, 배조주 딸이 부잣집 작은아들과 만나는 부분에서는 제주의 「당신본풀이」(「천자또마누라본풀이」, 「궤눼깃당본풀이」 등)와 흡사한데, 다만 세 딸이 세 아들로 바뀌었다. 며느리가 되는 과정은 수수께끼 문답과 도포 만들기 시험을 거치는데 이는 「세경본풀이」에서 자청비와 문도령의 이야기이다. 그 외에 연못에서 팔이 새로 돋는 부분은 「삼승할망본풀이」의 환생꽃과 주술꽃 화소가 변형되었고, ‘아들의 아버지 찾기’가 바뀌어 아버지가 아들을 찾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여러 모티프가 이 설화의 많은 부분을 흥미롭게 재구성하고 있다. 또한 딸이 시련을 극복하는 데는 현몽한 어머니의 도움이 컸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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