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북도 제천시 한수면 사기리에 있는 후기 구석기 시대의 한데유적[野外遺蹟].

[위치]

사기리 창내 유적은 남한강 본류와 ‘창내’ 또는 ‘제천천’이라 부르는 남한강 지류가 만나는 두물머리에 위치하며, 유적 둘레에는 월악산[1,097m]과 같은 줄기인 산들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동남쪽으로 남한강을 바라보는 사기리 창내 유적은 해발 88m 지점에 분포하고 있었으나 충주댐[만수위 해발 145m] 건설로 현재는 물속에 잠기었다.

[건립 경위]

사기리 창내 유적은 충주댐 수몰 지구 문화 유적 발굴 조사의 일환으로 1982년~1983년 두 차례에 걸쳐 청주사범대학[현 서원대학교]에서 약 250㎡를 발굴하였다. 발굴 결과, 지층은 7개 층위로 구분되었는데, 아래로부터 2지층[모래층]에서 후기 구석기 시대의 문화층을 확인하였다. 2층에서는 5,000여 점의 석기가 출토되어 발굴 면적에 비해 많은 양의 유물이 나왔으며, 당시 사람들의 주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막집 터가 발굴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막집 터의 화덕 자리에서 출토된 숯과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당시의 기후는 따뜻하고 건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형태]

후기 구석기 문화층에서 확인된 막집 터의 구조는 기둥구멍 자리, 화덕 자리, 당김돌로 이루어졌다. 막집을 복원해 본 결과 외형은 원추형 모습이고, 바닥의 평면 형태는 원형이며, 집의 규모는 약 10㎡로, 3~4명이 생활하기에 알맞은 공간으로 보인다. 막집 동쪽으로 난 출입문 밖에 타원 형태의 화덕을 마련하여 참나무과의 나무로 불을 피웠으며, 밖의 남서쪽에 당김돌과 당김줄을 이용하여 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출토 유물과 막집의 규모로 볼 때, 사기리 창내 집터의 성격은 강가에 자리를 잡아 계절적으로 이용한 사냥용 집터로 여겨진다. 이 집터는 후기 구석기 시대의 공주 석장리 제1지구 제1호 집터, 화순 대전 집터와 형태·구조·성격 등에서 서로 비교된다.

[현황]

사기리 창내 유적에서 출토된 석기는 5,000여 점이며, 연모[514점]와 공구[268점]로 분류된 석기는 782점인데, 대표적인 석기는 후기 구석기 시대의 전형적인 석기 제작 기술로 만든 둥근 밀개·긁개류·톱니날 석기·자르개 등이다. 그 밖에 몸돌석기로 주먹도끼·찍개·사냥돌 등이 있고, 격지석기로는 홈날·새기개 등이 있으며, 기타 망치돌·모룻돌 등이 있다. 특히 20점의 둥근 밀개는 정형의 석기 형태를 지니고 있는 독특한 석기로 사기리 창내 유적을 대표하는 석기이다. 또한 사기리 창내 유적에서는 많은 개체가 서로 붙어 있는 유물이 발굴되어 당시 사람들의 석기 제작 행위를 복원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석기는 처어트·유문암·규장암·반암·석영·흑요석 등 주로 유적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암질을 이용하여 만들었으며, 흑요석으로 만든 긁개·톱니날 석기·격지 등이 있어 주목된다. 전반적으로 사기리 창내 유적의 석기는 암질, 석기 유형, 제작 수법 등에서 남한강 줄기에 분포한 단양 수양개 유적과 비교되나,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 발달한 돌날 제작 수법과 많은 양의 좀돌날 몸돌이 사기리 창내 유적에서는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고, 출토 빈도도 낮은 점으로 볼 때 단양 수양개 유적보다는 약간 이른 시기의 유적이라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사기리 창내 유적은 남한강가에 위치한 후기 구석기 시대의 한데유적으로 독특한 둥근 밀개가 특징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기 시대 한데유적에서는 드물게 막집 터가 찾아져 당시 사람들의 석기 제작 행태와 주거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