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600050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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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광주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태준 |
[정의]
광주광역시 광산구 상무대로에 있는 1913 송정역시장의 현황과 청년 상인들의 활동.
[건립 경위]
1913 송정역시장은 2015년 호남고속철도(KTX)이 개통하면서, 2016년 현대카드와 광주광역시·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그리고 주민들의 협업을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송정역전매일시장이 새로운 이름으로 새롭게 개장한 곳이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한 기획 가운데 하나는 청년 상인들을 유입해 쇠락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재생사업의 성공 모델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짧은 기간 동안의 성취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청년 상인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구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변천]
1913 송정역시장은 1913년 송정리역이 개통하면서 만들어진 전통시장인 송전역전매일시장으로 시작되었다. 송정리역은 목포―송정리 구간이 먼저 개통되면서 설립되었는데, 1914년 송정리―대전 간 노선이 연결되면서 호남선이 완성되었고 이 역은 호남교통의 중심이 되었다. 1922년 광주―송정을 잇는 노선[15km]이 개통되면서 광주역이 신설되고, 송정에서 밀양까지 연결하는 경전선도 개통되어 송정역전매일시장은 호남을 연결하는 노선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송전역전매일시장은 당시 교통과 물류의 거점이 되면서 광주·나주·함평·장성의 중심 시장으로 발돋움하였다. 이런 흐름 속에서 1930~1980년대까지 송정의 행정구역 개편[1937년 광산군 송정읍 송정리, 1968년 송정읍으로 군청 이전, 1968년 송정리-삼랑진 경전선 개통, 1986년 송정시 승격, 1988년 송정역 신축으로 송정시와 광산군의 광주직할시 편입 이후 광주광역시로 통합]의 과정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다가 1990년대 접어들면서 점진적으로 활력이 줄어들면서 슬럼화 되기 시작하였다. 즉, 전통시장이 1970년대까지 성장하다가 1980년대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대대적인 진출로 인해 전통시장이 활력을 잃어버리는 상황이었으며, 송전역전매일시장의 쇠락은 당시로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였다.
한편, 1990년대 송전역전매일시장의 쇠락은 기차를 통한 인적 이동과 물류의 한계, 항공과 도로의 발전과도 관련이 있다. 지역 간 이동이 고속버스와 공항 이용으로 대체되면서 기차와 역 이용객이 줄어든 것도 송전역전매일시장의 위축에 한 몫을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송정역 인근에 자리한 저층 주거 밀집 지역이 노후화하고 정주 여건이 개선되지 못해 원주민이 전출하고 저소득층 전입이 가속화하는 현상에도 직면하였다. 인근 지역에 하남·소촌·평동공단이 조성되어 외국인 노동자들이 유입하는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법을 제대로 구상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심지어 기존의 성매매집결지와 더불어 유흥업소가 들어서게 되면서 슬럼화를 방지하는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2006년 도산7통 주택재개발 사업이 무산되면서 지역공동체가 위기에 빠지는 등 시장 이용인구의 감소와 도시 주거환경 개선이 난맥상에 빠져 송전역전매일시장도 송정동이 처해 있는 위기를 고스란히 체현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물류와 유통 시스템의 정착과 확산 그리고 일상화로 인해 송전역전매일시장으로 ‘유인’되는 경로가 줄어들게 되면서 가게 폐업은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2015년 호남고속철도(KTX)가 만들어지면서 이런 상황은 전환된다. 철도 이용객들이 증가하면서 서울 거주자의 광주 지역 내 소비가 늘어나며,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광주 방문객이 증가하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기존의 광주비엔날레와 광주 지역 내 건립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2015년 11월]하면서 이루어진 시너지 효과로도 볼 수 있지만, 서울과 광주가 두 시간으로 압축되면서 생긴 공간 인식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송전역전매일시장은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현대카드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추진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얻게 되었다. 송전역전매일시장은 프로젝트가 수행되기 전 1일 방문자 수가 200명, 상인 평균 연령 63세, 개점 점포 36개로 65.6% 가동율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프로젝트가 수행되면서 다양한 민관협업들을 이루어내었으며, 낡고 노후하다는 약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전환해 1913 송정역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장 재생 프로젝트를 조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카드와 시장 상인회와 시장상인들의 협업에서부터 광주광역시청, 광산구청, 코레일, 광산경찰서, 주민단체,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가 이루어졌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1913 송정역시장의 1년간 프로젝트를 통해서 방문객 1일 평균 4,000명, 청년 유입으로 평균 연령 47세, 점포 55개로 100% 활성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시장 재생은 그 자체로 지속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활성화를 기반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새로 연계시킬 필요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그 점이 미흡하여 한계를 노출하기도 하였다. 이제는 초기 성과라도 유지시키는 것이 관건이 되고 있다. 또 초기 청년상인의 유입을 통해 이루어 낸 활성화 효과가 임대료 상승과 맞물리면서, 임대료 9% 인상 불가 협정을 맺은 17개 상가 외에 다른 점포들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되기도 하였다. 상인 이외의 주민 참여가 불충분한 지점도 이 프로젝트가 안고 있는 문제로 지적되면서, 여전히 ‘협업’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이런 초기의 문제들은 이후 송정역 활성화 프로젝트 단계에서 도시재생사업 단계로 이어지면서 지속가능성과 확장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황]
송전역전매일시장은 2016년 4월 1913 송정역시장으로 재개장하면서 청년 점포 17곳과 기존 점포 30곳이 문을 열었다. 이 재생과 활성화는 역사성과 고유성의 측면에서 시장의 점포들을 개선함으로써 이루어졌다. 100년이 된 전통시장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각 점포들을 디자인하였고, 이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그렇게 함으로써 개장 이후 청년 점포의 매출은 주중 50만 원, 주말 105만 원에 이르렀고 기존 상인들의 매출도 2~3배가 늘었다. 사실 청년들을 시장으로 유입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기대하는 방식은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기 힘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과 결합한 것이다.
광주지역 청년들의 역외 이주는 2021년 현재에도 심각한 문제이다.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책은 기존의 산업 인프라에 그대로 기대거나 ‘창업’ 지원으로 한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도심의 빈집을 창업과 연계해 청년들을 모집[광주광역시 동구]하고 있지만, 이런 정책들이 청년들의 역외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부적절하다.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을 ‘창업’으로 대체하는 것으로는 해결될 수가 없다. 창업 지원을 한다고 해도 그 숫자는 역외 이탈을 막기에는 한참 부족한 실정이다. 청년들을 창업으로 유인해 도시 활성화를 꾀하는 방식은 한계가 명확해진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가게의 임대료 상승도 문제이다. 2016년 개장 당시 부식 판매를 하는 가게의 월 임대료는 20만 원이었지만 2018년 이후 월 50만 원으로, 도소매업이나 식당을 하는 가게는 월 임대료가 7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상승하면서 사업를 접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다. 건물주와의 협약이 있더라도 궁극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임대료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공공적 가치가 지대상승을 반복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반복할 위험은 여전히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구성 및 사업 방향]
1913 송정역시장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연계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그리고 문화예술을 아우르고 도시주거와 환경개선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재생을 위한 비전은 ‘100년의 이야기로 엮어가는 문화역세권 1913송정’으로 정리되어 수행되었다. 핵심 전략은 1) 1913 송정역시장 기반 강화, 2) 송정역세권 역사·문화 가꾸기, 3) 주민생활 여건 개선으로 전개되었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단위사업으로 재생 인프라 구축, 1913송정 역사·문화사업, 1913송정 마을재생사업, 공동체역량강화 사업이 추진되었다. 부처 협업사업으로 시장에 인접한 마을 주거환경 개선사업, 1913 송정역시장 사업, 1913 송정역시장 주차타워[2019]가 건립되었다.
1913 송정역시장의 각 단위사업 목표는 다음과 같다.
- 재생인프라 구축 사업: 송정역세권센터 및 광장 조성, 1913송정 상가활성화 사업
- 1913송정 역사·문화사업: 1913송정 문화예술길 조성, 1913송정 시간유산활용사업, 1913송정 문화·예술 활성화
- 1913송정 마을재생사업: 마을편의점 조성, 역전행복마을 조성
- 공동체 역량강화 사업: 도시재생아카데미, 공동체 지원사업
그리고 부처협업 사업은 다음과 같다.
- 주거환경 개선사업: 도로재개설, 사회복지시설 및 주차장 신설, 소공원신설, 주차장신설
- 1913송정역 시장 사업: 상인교육관 및 고객쉼터, 화강석 바닥포장 연장공사
- 1913송정역 시장 주차타워 건립: 송정역시장 주차타워 건립
도시재생의 각 사업들은 대체로 공간 조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사실 여전히 ‘인프라’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도시재생과 관련한 각 사업이 인근의 주요 공간들인 쇼핑의 거리, 송정떡갈비골목, 송정매일장[송정 5일장]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1913 송정역시장의 배후에 위치한 마을공동체 역시 도시재생을 통해 활성화될 필요가 있으며, 향후 공간적 연결을 위한 인프라 조성만으로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인근 산업단지로 인해 이주한 외국인노동자들 역시 도시재생을 위한 주요한 키워드로 자리해야 하는데 이런 점들이 고려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