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1리
-
윤길수씨는 갑사구곡의 정확한 위치를 아는 몇 안되는 주민 중 한사람이다. 모두에게 잊혀져가던 갑사구곡을 꼭 알리고 싶었기에, 지금도 종종 흙에 묻혀가는 3곡과 7곡의 바위를 찾아 흙과 이끼를 털어내곤 한다. 그는 갑사동에서 태어난 중장리 토박이로, 갑사 상가의 초원식당 뒤편에 태어난 집터가 있다. 어릴때에 현재의 주차장쪽으로 이사를 했다가 1981년에 지금 사는 삼거리...
-
계룡산은 백제시대부터 나라를 지키는 명산이라는 대우를 받았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산의 모양새가 금닭이 알을 품고,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라 하여 각각의 글자를 따 ‘계룡’이라 한 것인데 백제가 망하고 통일신라시대에 들어와서도 역시 국가에서 제사를 올리는 산이었고, 유교주의가 지배한 조선시대에까지도 국가적으로 정성을 들인 곳이었다. 그런 역사속에 갑사가 들어섰고, 갑사...
-
과거에는 절기마다 철마다 마을잔치를 벌였던 기억이 있다. 매년 보릿고개를 걱정하는, 여유롭지 않은 삶이었기에 마을잔치는 모두가 조금씩 추렴해 다같이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농사일의 중요 시기때마다 이런 행사가 함께해 농사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다음 작업을 준비하는 때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먹고살기 좋아지니, 마을잔치가 더 줄어들었다. 정월에 괴목대신제와 삼거리 당산...
-
중장 1리의 7개반 주민이 모두 참여하는 마을 총회는 매년 12월경에 개최된다. 다른 동네에서는 ‘동계’나 ‘대동계’라 하기도 하는데 중장 1리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마을마다 각각 독립적인 마을계가 있다. 1950년대 초 행정적으로 ‘중장 1리’가 편성된 후에야 마을 총회라는게 생겼다. 마을계는 연반계의 성격이 강하고, 총회는 마을의 전반적인 운영과 관련이 있다....
-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는 총 3개의 행정리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찾아가는 곳은 바로 중장 1리. 갑사의 아랫마을이다. 갑사 사찰은 계룡산 둘러둘러 골짜기마다 자리잡은 고풍스러운 여러 사찰 중 가장 으뜸되는 절이니, 매년 갑사를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중장1리 마을을 지나고 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계룡산을 등산하는 등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갑사에서 고개를 넘어...
-
아랫마을로 조금만 내려가도 평지가 넓고 양지바른 곳이라 농사가 잘된다 하지만, 중장1리는 다르다. 아랫동네보다 연평균 기온이 낮고, 산 그림자로 볕이 드는 시간이 짧은데다 농토는 좁다. 그러나 아무리 농사짓기 어려운 환경이라도 해도 중장리는 농촌마을이었다. 대대로 농사를 지어왔고, 지금도 토박이들은 벼농사를 주업으로 삼고 있다. 동네에서 제일 넓은 경작지를 소유한 사람은 진대섭씨로...
-
중장1리는 여섯 개의 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이 마을들은 각각 약간 거리를 두고 서로 다른 골짜기에 형성된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여섯 개의 마을은 때로는 함께하고 때로는 각자 자신들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다음과 같이 각각 1반~7반으로 편성되어 있다. 1반 : 행이펄 2반·3반 : 솔아티 4반 : 삼거리 5반 : 갑산수 6반 : 배살미 7반 : 윗장(상장)...
-
중장1리의 관문인 통미산 입구에는 주유소를 가운데에 둔 삼거리가 있다.(삼거리마을과는 상관없다.) 여기에서 갑사 방향으로 가면 중장1리의 삼거리마을로 들어가고, 좌측의 대전 방향으로 가면 윗장마을과 배살미마을이 있다. 배살미마을은 중장리에서 가장 전통있는 삼척진씨의 터전이다. 삼척진씨는 계룡면 열두대장의 대표적인 세 성씨중의 하나로, 1500년대 후반에 진응린(陳應麟)[...
-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경천리와 하대리에서 칠석날 열리던 두레 막음 민속놀이. 계룡면 중장리·하대리는 계룡산 아래 위치하여 지형이 삼태기 속처럼 안온하고, 하나의 생활 권역을 이루고 있었으며, 중장리·하대리 지역 12개의 두레는 여름두레를 먹는 날이 모두 칠석날로 같았다. 중장리 마루들[宗谷]에는 선인이 심었다는 12그루의 느티나무 정자가 있는 큰 두레 마당이...
-
윗장마을 은 양반마을이라 풍장을 못쳤다고도 하지만, 그래도 농사짓는 마을에 두레가 없을 리가 없다. 열두대징이의 각 마을별 두레는 본래의 역할과 별도로 마을 사람들의 단결력을 보여주는 상징과 같았다. 중장1리에서는 갑산소와 갑사동 두레가 유명했는데, 하대리 마룻골 형님두레를 제외하면 갑산소와 갑사동 두레패가 세기로 유명했다. 두레가 나서는 날에는 풍장패가 요란하...
-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1리 삼거리에서 음력 정월 초사흗날 지내는 마을 제사. 괴목대신제는 처음 갑사에서부터 시작되었으나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에서 자체적으로 매년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행사는 불교와 민속신앙이 서로 상생하고 화합하는 만남의 장으로, 사찰과 마을의 주민, 행사 참가자 모두가 하나 되어 오랜 생명력으로 이 지역을 지켜온 괴목에 제사를 지내는 아름다...
-
‘집구석에는 늙고 꼬부라진 고물딱지만 남았지. 여자들은 갑사 입구에서 밤 구워팔고, 모텔이나 식당에 나가서 일해. 그것도 잘 안돼’. 사는 게 괜찮던 시절은 1970년대라고 회상한다. 갑사 입구에는 술집이 늘어서 있었고, 공주 사람 뿐만 아니라 먼 데에서도 술 마시러 놀러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갑사 바로 아래에서 현재의 관리사무소가 있는 자리까지 술집이 있었다. 취객들 때문에 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