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근대 시기 대구 지역에 있었던 정미업 관련 회사.

[개설]

청일전쟁 이후 일본의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조선 쌀 수요가 급증하였다. 특히 1910년대 일본 상인들은 당시 거래액이 가장 컸던 미곡 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하였다. 미곡은 주로 일본으로 수출되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 상인들은 수출업체와 연결될 수 있는 장점, 일본계 은행의 막대한 금융지원을 등에 입고 미곡 유통의 요지인 서문시장에 미곡상을 개설하고, 곡물수출상조합을 결성하여 조직적으로 미곡 시장을 장악하였다. 미곡 시장의 성장으로 인하여 대구 지역의 정미 산업도 발달하게 되었다. 정미업은 쌀의 상품 가치를 높이는 산업이었기 때문에, 곡물 시장이 발달한 지역에는 본격적으로 정미업 공장이 설립되었다. 대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변천]

대구는 근대 시기 경상도 일대의 농산물 집산지이자 가공지 역할을 하였다.

대구 지역에서는 1907년부터 정미 공장이 설립되기 시작하였다. 정미공장(精米工場)은 1907년 3월 자본금 3,000원, 약송상회정미부(若松商會精米部)는 자본금 1만 원으로 세워졌다. 약송상회정미부는 종업원 수가 13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다. 1910년대에도 자본금 5,000원으로 설립된 대야정미공장(大野精米工場)이 있었다. 1920년 「회사령」이 개정되면서 식민지에서 정미업, 제사업, 제면업, 제철 제련업 등 이식 공업이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대구는 1920년대에 집중적으로 정미업이 발달하였다. 1920년대 정미업 공장은 주로 합자회사, 주식회사, 합명회사 형태로 12개 업체가 세워졌다. 대구정미(大邱精米)는 자본금 100만 원, 대정상회(大正商會)는 자본금 80만 원으로 주식회사로 설립되었다. 대구물산무역(大邱物産貿易)은 자본금 10만 원 규모의 합자회사였고, 나머지 정미 공장은 1,000원~6,000원으로 설립된 소규모 업체였다.

1920년대 정미 공장은 공호상회(公湖商會)와 서부상점(西部商店)을 제외하고 모두 일본인이 세운 공장이었다. 공호상회는 1923년 6월 5일 자본금 5000원으로 합자회사로 설립되었다. 주로 정미, 정맥(精麥), 작미(作米) 임도(賃搗), 잡곡 및 비료의 판매, 금전의 대부, 기타 부대 사업 등을 하였다. 사장은 이응복(李膺福), 주주는 이영면(李英勉), 서병오(徐丙五), 서철규(徐喆圭), 이종면(李宗勉) 등으로,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자본가들이 참여하였다. 서부상점(西部商店)은 1926년 11월 10일 자본금 2000원으로 합자회사로 설립되었다. 주로 도정업(稻摺業), 잡곡 등을 판매하였고, 사장은 윤상기(尹相基)였다. 이외에 주식회사로 대구곡물(大邱穀物), 합자회사로 대포정미소(大浦精米所), 대일정미(大一精米), 호전정미소(戶田精米所), 복영정미소(福永精米所)가 있었다.

1930년대는 정미업의 중요성이 떨어지게 되면서 대규모보다 소규모의 정미 공장이 설립되었다. 대구 지역도 11곳의 소규모 공장이 합자회사 형태로 설립되었으며, 자본금도 5,000원 전후였다. 1930년대에는 정원정미소(井原精米所), 이하정미소(伊賀精米所), 승환정미(勝丸精米), 대중정미(大中精米), 제정미소(堤精米所), 고전상회(高田商會), 환본정미소(丸本精米所), 신장정미소(新場精米所), 대구부산상회(大邱釜山商會), 좌등상점(佐藤商店) 등이 설립되었다.

한편, 1944년 2월 식량의 일원적 통제와 가공 부문의 국가적 관리를 위하여 전국 각지의 정미소는 조선식량영단(朝鮮食糧營團)으로 통합되었다. 1940년대에는 성산상회(星山商會)[주식회사]가 설립되었다.

[근대시기 대구 지역 정미 공장이 설립된 곳]

대구 지역 정미 공장은 1900년대에는 금정, 동문정에 설립되었다. 1910년대에는 대구 시장북통에 설립되었으며, 1920년대에는 금정, 신정, 시장통, 시장북통, 달성정, 서성정에 설립되었다. 1930년대에는 달성정, 팔운정, 동문정, 칠성정, 신정, 원정 등에 설립되었다. 대구 지역 정미 공장은 대구역에서 시작하여 서문밖일대, 달성공원, 북성로 일대, 칠성동 일대로 확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