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일제강점기 대구 출신으로 친일 반민족 행위를 한 사람.

[개설]

일제는 조선을 강점한 후 민족 동화를 조선 통치의 최고 방침으로 설정하고, 민족 동화의 완성을 위하여 조선인 협력자, 곧 친일파를 양성하였다. 친일파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자발적 친일파가 형성되기도 하였다. 일제의 친일파 양성 정책과 자발적 친일파의 특성은 시기마다 차이가 있었다.

친일파는 대한제국 말기의 러일전쟁을 거치면서 하나의 사회적 세력으로 형성되었다. 이 시기 친일파들은 왕족, 고관대작 등 민족 상층부에 속한 사람들로서 일제로부터 작위나 은사금을 받았으며, 강제 병합 이후 대개 총독부 관료나 중추원 등에 편입되었다. 대구에는 친일관료 박중양이 일본인 앞에서 대구읍성과 객사를 파괴하고, 대구 지역 계몽운동을 방해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일본의 대구 침탈에 일조하였다.

[1910년대와 1920년대 대구의 친일파]

일제의 강제병합 이후 1917년 대구 교풍회(矯風會), 1919년 3·1운동 시기 대구 자제단(自制團)의 결성은 대구 사회에 친일파가 결집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특히 대구 교풍회와 자제단 두 단체는 전국에서도 대구에서 가장 먼저 조직되었으며 여기에는 대구 지역 유지들이 상당수 참여하였다. 대구의 친일파들은 1920년 1월 유도진흥회 경북지부, 1920년 12월 국민협회 대구지회를 만들어 총독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활동을 벌였다.

[1930년대 이후부터 일제 말기 대구의 친일파]

대구의 친일파들은 1930년대 일제의 전쟁 정책이 시행되고 강화되면서 점차 정치세력화하였다. 일제의 전시체제기에 ‘황국신민으로서 황도 정신을 선양하고 사상의 통일을 기한다’는 기치 아래 황민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였다. 이를테면 국민총력조선연맹, 조선임전보국단,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전조선사상보국연맹, 대화숙, 황도선양회, 애국부인회 조선본부, 국민의용대, 조선문인협회 등의 친일반민족 단체에서 활동하였다. 이 가운데 1940년 12월 7일 대구 욱정(旭町) 공립국민학교에서 전쟁 수행을 물적으로 지원할 목적으로 결성된 조선임전보국단 경북지부의 대구 위원은 박중양·정해붕·장직상·서상일·서병원·서병국·이장우·윤상태·이상무·김찬수·신옥·박노경·서병조·임상조 등이었다. 조선임전보국단 경북지부의 대구 위원 가운데 서병조·장직상·정해붕·이장우 등은 조선총독의 자문기구인 중추원 참의였다. 서병조·장직상·정해붕·이장우 외에도 중추원 참의를 지낸 대구의 친일파는 김재환, 권중식, 서병주, 신옥[일명 신현구], 정교원, 진희규, 이병학 등이 있었다. 또 대구 출신으로 서울에서 지낸 중추원 참의로는 서상훈·서회보 등이 있다.

대구 친일파 가운데는 경찰을 비롯하여 문학과 예술 방면에도 없지 않았다. 경찰은 중추원 참의에 비하여 사회적 지위는 낮으나 독립운동가를 체포·구금·고문하였으므로 경찰의 행위는 무겁게 처리될 필요가 있다. 대구에서 활동한 경찰은 경상북도 경찰부 고등계 형사 최석현, 대구경찰서 형사 남학봉 등이 있다. 문학과 예술 방면에서 평론가 김문집, 소설가 장혁주와 장덕조, 음악가 현제명 등을 들 수 있다.

[친일파 청산]

광복 후 대구에서의 ‘친일파 청산’ 활동은 1946년 3·1절 기념행사와 8·15 기념행사 때부터 이루어졌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역사적 청산은 1948년 9월 7일 「반민족행위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9월 22일 법률로 공포되면서 시도되었다. 이어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약칭 반민특위]가 구성되고, 「반민족행위특별조사기관조직법」이 통과되면서 경북에도 1949년 2월 25일 무렵 반민특위 경북조사반 또는 경북특별조사위원회가 성립되었다. 반민특위 경북조사반은 1949년 3월부터 8월까지 40건의 영장을 발부하였고, 그중 18건을 서울 본부로 송치하였다. 하지만 공소시효 단축, 반민특위 해체로 인하여 ‘친일파 청산’은 무산되었다. 그 뒤 2005년 특별법에 따라 친일반민족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여 친일반민족 행위를 조사하고, 행위를 결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