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801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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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失樂園- |
영어공식명칭 | Stories of Lost Paradis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강원도 철원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현준 |
[정의]
강원도 철원 지역을 배경으로 하여 1932년 발표된 이태준의 단편소설.
[개설]
「실낙원 이야기」는 1932년 7월 『동방평론』 3호에 발표된 소설이다. 상허(尙虛) 이태준(李泰俊)[1904~?]의 자전적인 경험이 담겨 있는 소설이다. 드높던 이상이 현실 속에서 좌절되는 식민지 지식인의 단면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이태준은 현재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에 속하는 철원군 묘장면 산명리에서 1904년 출생하였고, 1956년 숙청당하였다고 하나 사망 연도는 불확실하다. 월북 후 행적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성]
소설의 발단은 일본 유학을 다녀온 ‘나’가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킬 곳을 찾는 부분이다. 전개는 강원도 산골 P촌에 교사로 자리 잡은 뒤 좋아하는 여자까지 생기면서 ‘나’에게 P촌이 작은 낙원이 되는 부분이다. 위기는 경찰소장이 ‘나’를 감시하고, 경관이 되라는 권유를 거절하자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부분이다. 절정은 폭우로 훼손된 둑을 고치는 것을 돕는 문제로 경찰소장과 시비가 붙고, ‘나’를 계속 교사로 두면 학교의 강습 허가를 철회한다는 소식을 듣는 부분이다. 소설의 결말은 ‘나’가 낙원이라 여겼던 P촌을 떠나고, 결혼할 뻔하였던 정갓난과도 헤어진 뒤, 낙원을 잃어버린 자신은 그저 무능력한 조선 청년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마무리된다.
[내용]
일본 유학생인 ‘나’는 궁벽한 산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 산촌의 행복을 위하여 수공업을 일으키고자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던 중, P촌을 발견하고 신명의숙이라는 학교의 교사 자리를 얻게 된다. 산골 학교라서 50여 명의 학생을 혼자 가르쳐야 하고, 급여도 1년에 백미 140두[약 2.5㎘]가 전부지만, 자신의 마음대로 모든 것을 실행할 수 있어 만족스럽기만 하다.
‘나’는 최선을 다하였고 마을 사람들도 좋아하였기에, P촌에서 결혼도 하고 머물고 싶었다. ‘정갓난’이라는 순박한 처녀를 좋아하였고, ‘나’에게 P촌은 낙원이었다. 하지만 산촌에 온 지 다섯 달 만에 주재소에서 소장이 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소장은 오스기 사카에[大杉塋, 1885~1923]의 『선구자의 말』이라는 책에 대하여 트집을 잡다가 ‘나’의 원적(原籍)과 이력을 깐깐하게 캐묻고는 책 여러 권을 챙겨 갔다. 결국 그다음 날 아침 10시까지 오라는 호출장이 왔다. 주재소에서 수업을 시켜 보는 등 모욕을 하지만 ‘나’는 낙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뜻밖에도 소장은 조서를 꾸미다 말고 ‘나’에게 경관이 될 것을 권하더니, 시험을 통과하게 할 수 있으니 잘 생각해 보라며 내보낸다. 하지만 얼마 후 ‘나’가 경관이 될 생각이 없다고 통보하자 소장의 미움을 받게 된다.
여름 방학이 되자 교장이 정갓난과 ‘나’를 본격적으로 연결시켜 준다. ‘나’는 정갓난의 집에 초대받고, 정갓난과 이야기할 기회를 얻게 되었을 때 청혼을 한다. 정말 행복하였던 ‘나’였다. 하지만 소문이 퍼져 주재소 소장은 부녀자를 농락하였다고 ‘나’를 비난하였다. 정식 중매인 것을 가까스로 증명하여 보이고 겨우 풀려나오던 ‘나’는 폭우로 둑이 무너질 것 같다는 말에 두어 시간 일을 돕고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그때 마주친 소장은 교사가 되어서 동네의 위험한 상태도 모른 척하는 못된 놈이라고 비난을 한다.
여러 사람들이 있는 데서 모욕을 당한 ‘나’는 소장에게 대들고, 사실을 안 소장은 자존심이 상하여 자리를 뜬다. 며칠 후 교장이 불러 ‘나’를 학교에 두면 2학기에 강습 허가를 철회하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곤란해하였다. 결국 ‘나’는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갓난이는 물론 온 동네 사람들이 섭섭해하였다. ‘나’는 정갓난이를 잊지 못하지만 단념하라고 이르고 왔다. P촌 같은 낙원을 잃어버린 이상, ‘나’는 경제적으로 무능력자인 조선 청년일 뿐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특징]
「실낙원 이야기」는 이태준의 단편소설 「어떤 날 새벽」과 한 짝을 이루는 소설이다. 1930년에 발표된 「어떤 날 새벽」은 도둑을 잡고 보니 화자의 아내가 다니던 시골[지금의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학교의 선생이었던 ‘윤 선생’인 것 같다는 내용이다. 갈 곳을 잃고 도둑질까지 해야 하는 일제 강점기 지식인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어떤 날 새벽」의 윤선생이 바로 「실낙원 이야기」의 ‘나’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여기서의 P촌은 지금의 철원[이태준의 고향 용담과 이태준이 다녔던 봉명학교를 모델로 한 것으로 추정]이며, 두 소설의 배경 역시 일치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척박한 시대 상황 속에서 일제에 동조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일제 강점기의 지식인들의 모습을 잘 그려 내고 있다. 유순하고 양심적인 지식인의 지식과 바른 뜻이 무용한 안타까운 시대적 상황들을 풍자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