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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승 육판서 난 명당」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11371
한자 三政丞六判書-明堂
영어음역 Samjeongseung Yukpanseo Nan Myeongdang
영어의미역 Auspitious Site That Yielded Three Premiers and Six Ministers; Th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집필자 오성찬허남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풍수담
주요 등장인물 이승우|박승우|홍판서 며느리|숯구이 총각|스님
모티프 유형 여우와 통정하여 구슬을 얻은 풍수가|명당 발복|쫓겨난 막내딸 설화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전해 내려오는, 여우와 통정해 구슬을 얻고 지리에 밝게 된 풍수가 이야기.

[내용]

옛날에 이승우하고 박승우가 있었는데, 같이 서당을 다녔다. 어느 날, 박승우는 저녁밥을 일찍 먹고 서당에 가고, 이승우는 저녁밥을 늦게 먹어 서당에 가는 시간이 늦어졌다. 그런데 서당으로 가는 길에 웬 집이 하나 서 있는 게 아닌가. 보니까 집 안에 불이 켜져 있었다.

‘이상하다. 저 집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언제 세워진 건가.’ 하면서 보니 예쁜 처녀가 『주역(周易)』 서문을 읽고 있었다. 예부터 주역 서문을 삼독하면 둔갑을 한다는 말도 있는데, 어쨌든 여우에 홀린 듯 집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처녀와 이승우는 함께 글을 읽다가 자게 되었다. 처녀가 붉은 구슬 한 개와 푸른 구슬 한 개를 가지고는 자기 입에 넣었다가 이승우 입에 넣었다가 한다. 이승우는 속으로, ‘구슬 두 개가 한꺼번에 입 안으로 들어오면 도망가야지.’ 하고 있다가, 구슬 두 개가 자기 입으로 들어오자마자 구슬을 물고 도망쳐 나왔다.

도망치면서 보니까 거짓말같이 집이 사라져 버렸다. 처녀는 여우가 둔갑을 한 게 분명하였다. 이승우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얼른 서당으로 가서 공부를 하였다. 밤 12시까지 공부를 하고는 자려고 하는데, 창문으로 멀리 한라산이 보였다.

그 순간, 눈앞에 한라산 골짜기며 오솔길이 한눈에 쫙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이승우는 김승우한테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말하고는, 앞으로 둘이 다니면서 자신은 산의 지리를 보고 김승우는 택일을 잘하니까 택일을 보면서 다니자고 하였다.

그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된 서당선생이, “너 뭔소리를 하고 있냐?” 하고 물었다. 이승우는 선생께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다 말하고는, “그런데 구슬을 입에다 넣고 나오면서 신을 신으려고 하다가 땅을 먼저 보고 말았습니다. 어쨌든 구슬 하나는 선생님을 드릴라고 입에다가 꽉 물고 있었는데, 토재를 올라서려다가 목구멍으로 넘어가 버려서 선생님을 못 갖다 드렸습니다.” 하였다. 서당선생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그게 다 네 복이다.” 하고는 김승우와 함께 떠나도록 하였다.

그날 이후 이승우와 김승우는 이산 저산을 찾아다니기 시작하였다. 어느 날, 한 군데를 가서 산을 보니까 삼정승 육판서가 날 자리가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빼빼마른 짠뎅이밭인데, 묏을 섰다 하면 먼저 정승이 세 명 나고, 그 자손 중에 여섯 명의 판서가 나올 자리였다.

자리를 봐두고 돌아서 나오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내렸다. 깊은 산중에서 마을까지 언제 내려가나 하면서 내려오는데 집이 한 채 보인다. 산중에서 혼자 살면서 숯을 구워서 내다 파는 총각이었다. 띠로 집을 잇고 억새를 깔고 사는데, 어찌나 가난한지 항상 내일 아침 먹을 식량 걱정이 떠나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손님이 오니까 손님 대접을 한다고, 밥 한 그릇 만들 곡식으로 세 명이 먹을 죽을 끓이느라 부산한데 웬 스님 한 명이 “아이고 추워라.” 하면서 들어온다. 숯구이 총각은 싫은 내색 없이, “얼른 들어와 여기 앉으십시오.” 하고는 죽을 다 쑤어서 세 사람에게 대접을 하였다.

죽을 먹은 다음 네 사람이 자려고 누운 자리에서 이승우가, “자네 부모는 어디다 장사했는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총각이, “집이 빈한하여 묏을 못하고 분토를 해놨습니다.” 한다. “그라믄 좋은 자리가 있으니 거기다 뫼를 서세.” 하고 이승우가 말했다.

다음날 박승우가 택일을 하는데 스님이 옆에 있다가, “자리 개지에 발복을 시켜야 우리가 뭣을 얻어먹제. 펭토에 발복시키면 배가 고파서 일을 못 한다.” 하고 말한다. 그래서 개지에 발복을 하기로 날을 받아 놓았다.

산 아래 동네에는 예전에 판서 벼슬까지 해서 홍판서라 불리는 사람 집이 있었다. 홍판서가 벼슬을 파직당해 내려와서 살다가, 하나 있는 아들 장가 보내서 며느리를 얻었는데, 무슨 일로 홍판서는 물론이고 홍판서 부인과 아들까지 죽어서 그 며느리 혼자 노복들하고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밤, 홍판서 며느리가 자고 있는데 꿈에 웬 사람이 나타나서는, “내일, 닭 이 울면 누가 너를 찾아올 것이다. 그 사람 말을 꼭 들어야 한다.” 하고는 사라져 버린다.

산 속 총각의 집에서는, 스님이 갑자기 총각을 깨우더니, “지금 당장 홍판서 집으로 가거라.” 한다. “평민이 신새벽에 어찌 양반의 집을 찾아갑니까?” 하자 스님이, “걱정 말고 가서 내일 장례 치를 때 필요한 거나 얻어 오너라.” 하였다.

총각이 근심 반 걱정 반으로 대문을 두드리니까, 안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홍판서 며느리의 방으로 데려간다. 홍판서 며느리는 꿈에서처럼 새벽에 사람이 찾아오니까 신기하여, “무슨 일로 왔느냐?” 하고 물었다. 총각은 겁이 났으나 스님이 시킨 대로, “내일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 장사를 할라고 하는데 아무것도 없어서 그러니 쌀 한 말만 주십시오.” 하였다. 그러자 홍판서 며느리는 두말 없이 쌀 닷말을 내어주었다.

총각은 홍판서 며느리한테 얻어 온 쌀로 장사를 지냈다. 그런데 일이 거의 다 끝날 때쯤 홍판서 며느리가 머슴한테 음식을 지워서는 올라와 대접을 하고는 내려간다. 그러더니 해가 질 때쯤 홍판서 며느리가 다시 총각 집으로 찾아와서는, “우리 함께 삽시다.” 한다.

그리하여 총각은 숯장수도 그만두고 홍판서 며느리와 살면서 아들 삼 형제를 낳았는데, 그 아들들이 모두 정승이 되었다. 또 그 아들 삼 형제가 낳은 자손들 중에서 여섯 명이나 판서가 되어서 부귀영화를 누리며 잘 살았단다.

[모티프 분석]

「삼정승 육판서 난 명당」은 여우와 통정하여 구슬을 얻고 지리에 밝게 된 풍수 모티프와, 마음 착한 숯구이 총각이 명당 자리를 얻어서 발복한 모티프가 결합된 이야기이다.

여우와 통정하다가 구슬을 빼앗아 물어 천문지리에 능하게 되었다는 모티프는 전국에 널리 광포하고 있다. 풍수가 묏자리를 잘 잡아 주어 발복한 이야기도 흔한데, 「삼정승 육판서 난 명당」에서는 숯구이 총각에게 신세를 지게 되자 명당을 소개하는 화소가 추가되었다.

숯구이 총각이 과부 여인과 결합하여 함께 발복하였다는 결말은, 숯구이 총각이 쫓겨난 막내딸과 결합하여 금을 발견하고 부자가 되었다는 ‘쫓겨난 막내딸 설화’의 변형으로, 판서의 며느리를 맞아 부자가 되었다는 화소로 변이되어 나타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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