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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찰방」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1433
한자 吳察訪
영어음역 O Chalbang
영어의미역 Tale of Stationmaster O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노형동
집필자 허남춘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담
주요 등장인물 오찰방[영관]|누나|아버지|도적
관련지명 대정고을|바굼지오름|칼바위|한림
모티프 유형 아기장수 설화|힘센 장사 이야기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노형동에서 전해 내려오는 힘센 장사 이야기.

[개설]

육지의 ‘아기장수 설화’와 달리, 제주 지역에서 전해 오는 ‘아기장수 설화’ 속의 날개 달린 아기들은 날개를 떼어내도 죽지 않고 힘센 장사로 살아간다. 그런데 「오찰방」 이야기의 오찰방은 구연하는 사람에 따라 그 부모가 날개를 떼어냈다고도 하고, 날개를 떼어 내지 않고 평생을 살았다고도 한다. 육지의 보편적인 ‘아기장수 설화’와 다른 이야기 구조는 힘센 장사 이야기와 결합되면서 일어난 변이로 보인다.

[채록/수집상황]

「오찰방」 이야기는 구연자에 따라 조금씩 다른 내용으로 전해 내려오는데, 1959년에 출판한 『신화와 전설』에 실린 「오찰방」은 1958년 11월 제주시 오라동에 사는 고흥규가 구연한 것을 진성기가 채록한 것이다.

『한국구비문학대계』9-2(-제주도 제주시편)에 실린 「오찰방」은 1980년 2월 노형동 광평마을에 사는 양형회(남, 56세)가 구연한 것을 현용준이 채록하였다.

[내용]

오찰방은 조선시대 현종 때 대정고을에서 태어났는데, 원래 이름은 영관이었다. 오찰방의 아버지는 부인이 임신을 하자 튼튼한 자식을 낳으라고 소 열두 마리를 잡아서 먹였다. 그런데 낳고 보니 딸이었다.

다음에 또 부인이 임신을 하자 오찰방의 아버지는 이번에도 또 딸을 낳을까 봐 소 아홉 마리를 잡아서 먹였다. 그런데 낳고 보니 아들이었다. 아버지는 열두 마리를 먹일 것을 잘못했다고 약간 서운해 했다. 이 아이가 후에 찰방이 된다.

오찰방은 어릴 때부터 힘이 셌다. 대정고을에서 씨름판이 열렸다 하면 오찰방이 독판을 쳤다. 제주 삼읍(三邑)에서 장사들이 모여들어도 오찰방을 당해 낼 사람이 없었다. “나를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어.” 하고 오찰방이 잘난 체를 하자 그 누나가, “그러면 이번 한림에서 다시 씨름판이 열리는데, 거기 나가 보면 너를 이길 장사가 올 것이다.” 하고 말했다. 오찰방은 픽 웃어 넘겼다.

마침내 한림 씨름판이 열렸는데, 몇 사람이 달려들어도 오찰방을 이기는 장사가 없었다. 오찰방은 득의양양하여 군중을 휘둘러보았다. 그때 조금 연약해 보이는 사내가 구경꾼들 속에서 나왔다. 사내는 의외로 힘이 세었다. 오찰방은 있는 힘을 다해 내둘러 보았으나 끝내 지고 말았다.

생전 처음 씨름에서 진 오찰방은 집에 와서도 분을 참지 못하고 억울하다고 누나에게 야단이었다. 그런데 그 연약한 듯한 사내는 사실 오찰방의 누나였다. 오찰방이 너무 안하무인으로 힘자랑을 하는 것 같아 기를 꺾어 주려고 남장을 하고 씨름판에 나섰던 것이다.

누나는 오찰방이 며칠째 분을 참지 못하고 끙끙 앓자, 오찰방의 진신(가죽으로 짚신처럼 엮어 놓은 신)을 집의 서까래 틈에다 끼워 놓았다. 오찰방은 진신이 서까래에 끼워져 있으니까 빼내려고 잡아 당겼는데, 아무리 힘을 써봐도 빼낼 수가 없었다. 그런데 누나가 와서는, “뭘 그렇게 힘을 쓰느냐?” 하면서 쓱 하고 진신을 빼내 준다. 그제야 오찰방은 씨름판의 장사가 누나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오찰방이 어렸을 때의 일이다. 장난이 심하여 아버지가 혼을 내주려고 하는데 나막신을 신은 채 도망을 친다. ‘요놈, 이번엔 가만 두지 않겠다.’ 하고 아버지는 짚신을 신고 뒤를 쫓았다. 나막신을 신은 놈이 도망을 가면 얼마나 갈까 싶었는데, 바굼지오름으로 부리나케 뛰어 올라간다.

슬슬 화가 난 아버지는 '이놈을 꼭 붙잡아 행실을 가르쳐야지.‘ 하고 봉우리 위로 쫓아 올라갔다. 드디어 오찰방이 상봉의 칼바위까지 도망가서 우두커니 서 있는 게 보였다. ’칼바위‘라는 곳은 정말 칼로 끊은 듯이 천인절벽인 곳이다.

‘옳다, 이젠 잡았구나.’ 하며 아버지가 가까이 가자 오찰방이 그 천인절벽에서 덜썩 떨어져 내렸다. ‘아이고, 아들이 죽었으니 이를 어쩌나!’ 하고 아버지가 망연자실, 허겁지겁 오름에서 내려오는데, 나막신 신은 아들놈이 오름 서쪽으로 건들건들 올라오고 있는 게 아닌가. 얼른 가서 시체나 거두려던 아버지는 어이가 없어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그 높은 절벽에서 나막신을 신은 채 뛰어내린 아들이 상처 하나 없이 집으로 돌아온 게 아무래도 이상했다. 그래서 아들이 깊이 잠든 틈을 타서 옷을 벗겨 보았는데, 양쪽 겨드랑이에 거짓말같이 날개가 돋아 있었다. 그대로 두었다가 소문이라도 나면 역적으로 몰릴 것이 뻔하다. 아버지는 오찰방의 날개를 불로 지져 없애고 아들을 달래었다.

오찰방은 자라서 벼슬을 하겠다고 서울에 올라갔다. 이때 마침 서울에서는 호조판서의 호적 궤에 자꾸 도둑이 들어 중요한 문서와 돈을 가져가서, 이 도둑을 잡는 자에게 천금 상에 만호(萬戶)을 봉하겠다고 거리거리마다 방이 나붙어 있었다. 오찰방은 '아무련들 내 힘을 가지고 요 도둑 하나 못 잡으랴.' 하고 지원하여 나섰다.

도둑은 이만저만한 장사가 아닌데다 무술이 뛰어나다는 말이 돌고 있었다. 오찰방은 좋은 말을 빌려 타고 도둑을 찾아 나섰다. 며칠 후 도둑을 찾아낸 오찰방은 말에 채찍을 놓아 도둑을 쫓았다. 도둑은 소를 타고 있었는데, 소의 두 뿔에다 시퍼런 칼을 묶고, 또 두 손에 시퍼런 칼을 쥐고 덤벼들었다. 그러나 눈이라도 깜짝할 오찰방이 아니다.

도둑은 이제까지지 자기를 잡으려는 놈과 몇 번 싸웠지만, 이렇게 용감히 덤비는 놈은 처음이었다.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구나 하고 천기를 짚어 보니, 제주에 사는 오 아무개한테 죽게 되어 있었다.

혹시 요놈이 그놈이 아닌가 싶어서, “네가 제주 사는 오 아무개냐?” 하고 물었다. “허, 네가 어찌 내 이름을 아느냐?” 하고 오찰방이 놀라자, “아차, 내 목숨은 그만이로구나, 네 손에 죽으라고 되어 있으니 할 수 없다. 모가지를 떼어가라." 하며, 모가지를 순순히 내놓았다.

오찰방은 도둑의 목을 베어 말꼬리에 달고 한양으로 들어갔다. 한양에서는 제주놈이 무서운 도둑을 잡아 온다고 야단들이었다. 그런데 오찰방이 말을 타고 궁중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이놈, 제주놈이 말을 탄 채 어딜 들어오려고 하느냐!” 하는 호통 소리가 떨어졌다. 오찰방은 역시 좁은 데에서 난 사람이다. 마음이 졸해서 얼른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갔다.

오찰방은 의기양양하여 임금께 도둑의 목을 바쳤다. 그런데 임금이 상을 주기는커녕 “이놈을 얼른 옥에 가두라.”고 명하여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무서운 도둑을 잡는 것을 보니, 그대로 두었다가는 역모를 꾸밀 우려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 후 임금이 직접 오찰방을 문초했는데, 제주놈에다가 궁중에 들어올 때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온 것을 알고는, "서울놈 같으면 사형을 시킬 것인데, 제주놈이니 큰일은 못할 것이로다. 너에게 자그마한 벼슬이나 줄 것이니, 어서 나가서 일이나 잘해라." 하고, 찰방 벼슬을 내주고 제주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오찰방」은 ‘아기장수 설화’류의 일화에 힘센 장사 이야기가 결합된 민담이다. 제주의 역사적인 인물로 난을 일으켰던 이재수방성칠과 관련한 이야기들의 주요 모티프는 힘센 장사 이야기이다.

이들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죽음을 맞는 데 비해 「오찰방」의 오찰방이 찰방의 벼슬이라도 하게 된 것은 육지와 달리 날개를 떼어내도 죽지 않는다는 제주 특유의 ‘아기장수 설화’ 모티프 때문일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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