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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잡아 먹는 날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0533
영어음역 Dak Jaba Meongneun Nal
영어의미역 Chicken Eating day
이칭/별칭  잡앙 먹음, 잡아 먹는 날, 먹는 날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집필자 고경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세시풍속
의례시기/일시 6월 20일[음력]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음력 6월 20일에 닭을 잡아먹는 풍습.

[개설]

제주 지역에서는 예부터 이른 봄에 깐 병아리를 집 마당에서 기르다가 6월이 되어 중닭으로 자라나면 닭죽이나 ‘닭제골’이라는 음식으로 만들어 먹었다. 중복 무렵이니 제주도식 ‘복달임’인 셈인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이날 닭고기를 먹으면 만병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닭제골’이라는 음식은 손질한 닭 속에 참기름을 바르고 마늘을 채운 다음, 무쇠솥 안에 뚝배기를 놓고 그 위에 꼬챙이 7~8개를 걸쳐 준비한 닭을 올려 중탕한 것이다.

[연원 및 변천]

언제부터 음력 6월 20일에 닭을 잡아먹었는지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옛날 어느 고을에 늙은 부모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해,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노부모가 입맛을 잃어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였다. 날이 갈수록 노부모의 노쇠한 몸은 여위어 갔다. 더위를 이기지 못하여 기진맥진한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식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그 해 겨울 어느 날, 효자는 어떻게 하면 늙은 부모가 돌아오는 더운 여름철을 잘 지내실 수 있을까 궁리를 하다가, 마침내 푹푹 쌓인 눈을 헤치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고는 살을 에는 하늬바람이 몰아치는 바위에 앉아 추위를 담당하는 겨울 신에게 여름의 더위를 몰아내어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눈보라 속에서 바위에 엎드려 하늬바람을 향하여 절을 하다 보니 몸이 시려서 동사할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효자의 정성에 감동했는지, 어느 날 밤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 처음 보는 한 쌍의 새를 주면서, “이 새를 가지고 가서 잘 기르되, 알을 낳거든 모아 두었다가 춘분(春分)과 청명(淸明) 사이에 어미새에게 안겨, 그 새끼들이 자라나 새벽녘에 소리내어 우는 새가 있거든 그날 아침 곧 잡아서 어머니께 드리고 울지 않은 놈은 아버지께 드리면 여름 내내 더위에 쫓기지 않고 몸 성히 지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뒤이어, “늙은 부모를 위하는 마음은 지극하나 내 힘으로는 여름의 더위를 몰아낼 수 없으니 이 새를 잘 기르도록 하라.”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효자는 얼른 산에서 내려와 백발 노인이 알려준 대로 새(닭)를 키웠다. 그러고는 마침내 우는 닭을 잡아 어머니께 드리고 울지 않은 닭을 잡아 아버지께 드렸더니, 과연 그 여름을 몸 성히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대로, 얼마 전까지도 제주 지역의 많은 가정에서는 직접 닭을 길러 잡아먹었으나,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시장에서 사온 닭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다.

[절차]

옛날부터 집 마당에서 키운 닭을 잡을 때 털을 없애는 데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되었다. 하나는 뜨거운 물에 닭을 집어넣어 털이 쉽게 빠지게 하는 방법과, 보릿짚에 불을 붙여 털을 태우는 것이다.

닭털을 제거했으면 보통은 깨끗하게 씻은 닭에 마늘과 쌀을 함께 넣고 닭죽을 끓여 온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다. 환자가 있는 집에는 마늘 외에 몸보신이 되는 약재를 첨가하기도 한다. 특히 닭 중에도 오골계(발과 온몸이 검은 닭)는 약효가 더 좋다고 하여 허약한 사람을 위해 약닭으로 사다 잡아먹는다.

중병이나 몸이 허약한 사람은 이 오골계를 잡아 마늘 한 보시에 수은과 칠낭(옻칠나무)을 약간 넣고 실로 꿰매어 가마솥에 넣어 고아먹었는데, 이 때 칠이 몸에 오르지 않으면 보기(補氣)가 되어 건강해진다고 한다.

어린아이에게 닭을 먹일 경우에는 닭 속에 어영뒤낭(앵두나무)을 조금 잘라 넣고, 황톳물과 쌀 한 보시를 넣어 실로 꿰매고 고아 먹이면 회충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부인병(婦人病)으로 몸이 허약한 사람은 황계(새빨간 수탉)를 잡아서 그 속에 마늘 한 줌, 쌀 한 줌, 백토란과 지네를 넣고 달여 먹으면 보기가 된다고 한다.

유월 스무 날에 먹는 닭은 여자는 반드시 수탉을, 남자는 암탉을 먹어야 더욱 그 효험이 있다고 전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제주 지역의 경우, 6월 20일쯤 되면 조 파종이 끝나고 김매기는 아직 이른 때라 조금 한가해지는 시기이다. 또한 날이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여 자연스레 더위를 견딜 수 있는 음식을 찾을 철이기도 하다. 민간에서 복날이면 보신용으로 계삼탕(鷄蔘湯)과 구탕(狗湯: 보신탕)을 먹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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