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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0108
한자 建築
영어음역 geonchuk
영어의미역 architecture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집필자 김태일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예술 또는 기술.

[개설]

건축의 근원은 인간이 수렵 생활을 할 때 야생 동물로부터 피하기 위한 동굴 등의 일시적인 보호처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계획적인 거주(住居)가 이루어졌으며, 기후와 지역, 사회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주거 문화(건축 문화)가 발생하게 되었다. 문화로서의 건축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튼튼함, 안정성, 편리함, 아름다움이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면서 지역적 특성이 잘 반영된 것이 제주의 전통 건축이라 할 수 있다.

[전통 건축]

제주 전통 건축을 대표하는 것은 초가와 와가이다. 초가와 와가는 제주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 즉 돌·흙·띠(모, 茅)·나무 등을 사용하여 인위적인 멋이 없는 자연스러움과 친환경적인 멋을 자아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제주 전통 건축에 찾아 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은 건축물의 배치 방법이다. 하나의 울타리 안에 부(父)·자(子) 2세대가 가계와 경영을 달리하는 형태의 간살이를 두 채 별동으로 배치하는 형식으로, 이를 안거리리(안채)와 밖거리(바깥채)라고 부른다.

제주의 전통 건축은 돌담을 경계로 형성된 울 안의 내부 공간과 올레를 따라 연출되는 진입 공간, 그리고 마을 전체의 공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돌담을 경계로 생활 공간을 이루고 있는 울 안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안거리와 밖거리로 구분되어 각각의 건물은 일자(一字) 형태의 별동 배치(別棟 配置)를 엄격히 지키고 있다. 마당은 안거리와 밖거리를 구분하는 공간이자 수확물의 건조 장소, 그리고 경조사 때에는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집이 들어서는 대지의 경우 주위 지형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바람, 식수의 확보, 지형적인 조건과 같은 풍수지리적인 영향이 적용된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돌담의 높이에 초가 지붕이 자연스럽게 조화됨으로써 바람에 대항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러한 배치 구조가 자연스럽게 내부의 근풍경을 연출하는 독특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도로에서 대문에 이르기까지 구불구불 형성된 올레를 따라 들어가게 되는 진입 공간에는 5~6가구의 초가들이 모여 군집을 이루고, 이러한 군집 형태가 다시 마을 전체를 구성하게 되어 중풍경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한라산의 영봉(靈峰)이 보이고, 바다의 수평선이 펼쳐지는 원풍경(遠風景)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제주의 전통 건축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배치 형식이자 풍경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근현대 건축]

일제강점기인 1925년부터 제주에 전등과 전화가 개설되는 등 변화가 있었으나, 이는 제주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침략을 위한 것이었다. 일본은 모슬포에 중국을 폭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군용 비행장을 설치하였고, 특히 1937년 중일전쟁 발발 후 전시체제 하에서는 제주도 각지에 방공포 진지 등을 구축하여 그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1945년 해방 후 제주4·3사건과 6·25전쟁이 일어났다. 제주4·3사건과 6·25전쟁은 제주에 수많은 난민을 발생시키고 피난민을 유입시켜 이들의 정착을 위한 건축이 중점 사업이 되었다. 난민귀농정착사업이 1955년에 시작되어 1959년에 종료되었는데, 당시 지어진 난민 주택은 지역 상황에 따라 도시형과 농촌형으로 구분되었다.

이때의 난민 주택은 하나의 건축물에 2세대가 거주하는 형태이지만, 합벽을 중심으로 돌담으로 외부와 경계를 구분하는 독특한 형태의 주택이었다. 각 세대별로 별도의 출입구를 가지고 있으며 화장실은 외부에 두었다. 또한 각 세대는 독립된 마당과 우영밭을 가지고 있는 등 외부 공간은 기본적으로 제주의 전통적인 주거 공간을 답습하면서도 내부 공간과 지붕 형태, 마감 재료 등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현대적인 주택이었다.

또한 미국의 ICA 원조로 건축된 후생 주택(재건 주택)은 제주의 전통적인 배치 방식과는 달리 토지를 바둑판 모양으로 구획하여 집단적으로 건축되었다. 60㎡(약 18평)의 경우, 마루를 중심으로 방 3개, 부엌 1개, 다용도실 등으로 구성되었다. 특이한 것은 화장실을 주택 내부에 두고 화장실을 거쳐 욕실로 들어가는 상당히 서구적인 평면 구조라는 것이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부는 제주 4·3사건 해결 방안의 일환으로 원주지로 복귀하지 못한 난민들을 위한 원주지 복귀사업을 실시하였다. 이 사업은 중산간 지대 산재 부락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때 지어진 주택은 현무암으로 벽을 쌓고 목구조 양식의 트러스에 함석 지붕을 올렸다. 내부 공간은 마루를 중심으로 방과 부엌을 두어 기본적으로 제주의 전통적인 주거 형식인 초가의 평면 형태로 구성되었다.

1970년대에 이르러 콘크리트 구조물이 제주 건축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또한 제주도를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정책이 시작되었고, 농촌 지역의 새마을운동의 지붕 개량 사업과 취락 구조 개선 사업에 의해 제주의 주거 환경은 크게 변화하였다.

1980년대에는 1970년대의 무비판적 개발에 대한 반성으로 제주 건축의 지역성과 향토성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말에 일어난 지가 상승과 주택 수요의 급증은 오피스텔과 아파트 건축 붐으로 이어져 건축의 고층화·대형화 현상을 낳음으로써 모처럼 모색되고 있던 지역성 건축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상실시켰다.

1990년대에는 제주 개발이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여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국내 최초로 경관영향평가제를 도입한 것으로, 지역성을 바탕에 둔 건축에 관심을 환기시키는데 나름대로 역할을 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 추진되고 있는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제주의 건축과 도시 형태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집합주택단지 조성, 그린벨트 지역의 해체와 규제 완화에 따른 고층 사무소의 등장은 기존 건축물과의 부조화 속에 장기적으로 주변 지역을 고층화하는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21세기는 모든 분야에 있어서 독창성과 개성성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가장 지방적인 건축이야말로 가장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문화이고 세계적인 문화인 것이다. 국제적인 관광지로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제주 지역의 고유 문화의 특성에 걸맞는 건축 문화의 조성에 필요한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형태적 모색에서 기능적 모색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제까지 제주 건축에서 모색되고 시도되어 온 것은 형태적 언어였다. 그러나 건축은 3차원적 구성, 즉 물리적 형태뿐만 아니라 공간적 기능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제주 건축이 문화로서 계승 발전되기 위해서는 독특한 공간적 구성에 대한 관심과 현대적 건축 형태로의 표출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다음으로 자연 경관과 조화된 자연친화적인 건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삼다도(三多島)인 제주가 가지는 독특한 해양성 기후 조건을 고려하는 것일 뿐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지역 주민에게 삶의 질적 향상으로 연결되는 도시 건축을 계획할 것, 그리고 문화예술 개념을 우선시하는 건축을 모색할 것 등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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