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토리분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0035
한자 家族
영어음역 Gajok
영어의미역 family
분야 정치·경제·사회/사회·복지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혜숙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부부를 중심으로 그 근친인 혈연자가 주거와 경제적 협력을 같이하는 생활 공동체.

[개설]

제주 지역의 가족은 한국 일반 가족의 범주에 속하면서도 상당히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의해 유지되면서도 제주도 나름대로의 독자적 모습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직계친이 한 울타리 내의 안거리와 밖거리에 거주하더라도 생산이나 소비 및 취사를 분리하는 가족이 많다. 이 경우 부모 가족과 자식 가족은 정서적으로는 서로를 가족으로 의식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서로 분리되어 생활한다.

개인주의가 발달하여 부모는 늙어도 움직일 수 있는 한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여성은 노동 경제력과 자의식이 강하며, 제주 특유의 궨당 문화에 의해 부계친, 외척, 처족이 상호 협조하며 마을 공동체 의식을 발달시켜 왔다.

[형성]

제주 지역에서는 장남조차 분가를 시킨다. 한 울타리 내의 안거리와 밖거리에 살더라도 부모는 아들·며느리와 ‘솥을 갈라’ 밥을 따로 해먹는다. 이러한 독립 정신은 혼인 후 거주 규칙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혼인 후 분가할 때까지 신부는 시댁에 살면서 수시로 친정과 시집을 오가며 기거하거나, 분가할 때까지 친정에 주로 살면서 시댁을 오가기도 한다. 시댁에서 시부모와 함께 살기도 하고, 혼인 직후부터 솥을 갈라 안거리와 밖거리로 분리하는 경우도 있으며, 아예 울타리 밖에 집을 짓거나 집을 얻어서 새살림을 차리기도 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분가시킬 여건만 갖추어지면 새살림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경제권이 며느리에게 있어야 살림살이가 시작되고, 분가를 해야만 혼인이 완성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준비 기간 동안 신부는 시집에서 정착하지 않고 친정과 시댁을 오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솥을 갈라 살림을 분리하는 철저한 독립 정신은, 부모 세대와 아들 세대간 엄격한 수직 구조를 형성하지 않는다. 일정한 거리를 둠으로써 서로의 생활공간을 인정하고, 부모가 자녀의 사적인 생활을 통제하거나 간섭하지 않아, 갈등이 적고 정서적인 유대는 강화된 편이다. 장남까지 분가시키는 것은 가족을 최소의 생계 단위로 분산시켜 가능한 한 규모를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가구수와 가구 규모]

제주 지역의 가족은 1950년대 이후 급속하게 가구 수가 증가했으나 가구당 평균 인원은 감소 추세를 보인다. 가구 수의 경우를 살펴보면 제주시로 승격된 다음 해인 1956년에 1만 1,000가구, 1960년에 1만 5,000가구, 1970년에 2만 3,000가구, 1980년에 3만 9,000가구, 1990년에 6만 1,000가구, 2003년에는 10만 가구를 넘어섰다.

특히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해마다 큰 폭의 증가를 보였고, 50여 년 사이에 가구 수는 열 배 증가하였다. 농업 경제 체제 하에서 산업 사회로 바뀌어오면서 제주도 내외에서 제주시로의 인구 이동 현상이 급증해 왔던 것이다.

반면 제주시의 가구당 평균 인원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1956년 가구당 평균 인원은 5.2명이고, 1960년에는 4.4명, 1970년에는 4.5명, 1980년에는 4.3명, 1990년에는 3.8명, 2000년에는 3.1명, 2003년에는 2.9명이다. 1960년대에는 5명 정도, 1980년대는 4명 정도였으나, 2000년대로 들어와서는 3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인구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25년부터 5년마다 시행된 국세 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육지부와 제주 지역의 가구당 평균 인원을 산출한 조사 보고에 의하면 제주도 가족은 해방 이전부터 소규모의 가족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 가족이 근대화 이전, 즉 산업화와 무관하게 1920년대 이전부터 소규모의 가구를 형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북제주군의 경우는 2001년에 2.9명, 2002년 2.8명으로 제주시보다도 적은 가족 구성을 나타내고 있다. 제주도 내에서도 특히 북제주군 지역의 경우 가구당 평균 인원이 더욱 적은데, 이는 젊은이들이 제주시나 육지로의 거주지를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노부부, 또는 노후의 1인 단독 가구가 많아 평균 가구원 수가 더욱 적다고도 볼 수 있다. 북제주군을 포함한 제주시 지역은 과거부터 소규모의 가족 구성을 유지해 온 데다 1960년대 이후 정부의 강력한 산아 제한 정책에 의해 더욱 가속화되었다.

[형태]

1인 가족을 포함한 부부 가족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산업화 이전 시기부터 자생적으로 핵가족을 유지하고 있다. 1인 가족은 미혼인 경우는 거의 없고 구성상 1인 가구를 나타낸다.

이들은 대부분 연로하여 가족 주기별로 볼 때 은퇴기에 처해 있으며, 연로하더라도 가능한 한 경제적 자립을 유지한다. 바로 이들을 통해 제주 지역 가족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인 분가 의식과 움직일 수 있는 한 자식에게조차 기대지 않으려는 노인들의 철저한 독립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북제주군의 한 마을을 조사한 결과 부부 가족은 56.2%, 1인 가족은 34.1%, 직계 가족은 7.4%, 기타 가족이 2.3%로 나타났다. 부부 가족과 일인 가족의 비율이 대다수를 점하고 있어 부부 중심의 핵가족 형태가 보편적임을 알 수 있다. 직계 가족도 육지의 전통 가족에서의 직계 가족과는 그 형태나 구성 내용이 전혀 다르다.

부모가 노동력이 있는 한 독립된 생활을 하므로 현실적으로 핵가족이 절대 다수일 뿐만 아니라 핵가족을 지향하기도 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보고서』에서도 가족의 형태별 분포상 핵가족 유형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조사 당시 제주시와 북제주군 가족 간에는 약간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주시는 가족 구성에서 부부 가족이 8.8%, 부부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경우가 50.0%, 부(모)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경우가 8.7%, 부부와 양(편)친이 함께 사는 경우가 0.6%, 부부와 양(편)친과 자녀가 함께 사는 경우가 4.2%, 기타 가족 27.7%이다.

북제주군은 부부 가족이 14.6%, 부부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경우가 36.7%, 부(모)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경우가 8.6%, 부부와 양(편)친이 함께 사는 경우가 1.2%, 부부와 양(편)친과 자녀가 함께 사는 경우가 5.9%, 기타 가족이 33.0%이다.

두 지역 모두에서 기타 가족이 많은 것은 1인 가족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직계 가족이 4.8%이나 북제주군은 7.1%로서 북제주군에서 직계 가족이 다소 많다. 제주시가 부부와 미혼 자녀를 중심으로 한 핵가족 형태가 많은 반면, 북제주군은 부부만의 핵가족, 또는 1인 가족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북제주군의 젊은 층들이 제주시 지역으로 많이 이전해 왔기 때문이다.

[변천]

초혼 연령을 살펴보기 위해 북제주군청수리고내리에 대한 면접 조사를 한 결과 1950년대와 1970년대를 기점으로 하여 크게 세 갈래로 뚜렷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1940년대까지는 20세 이하의 혼인이 많았으나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20세에서 25세 사이에 초혼 연령이 분포되어 있다.

이후 1970년대를 기점으로 변화의 폭이 커져 여성의 초혼 연령은 21세에서 27세로 높아졌고, 남성은 1980년대에 이르러서 27세 이상으로 변화했다. 만혼의 변화 폭은 남성 쪽이 더 크게 나타났는데, 1940년대, 1950~1960년대, 1980년대 이후의 세 시점에서 큰 변화를 보여준다.

1900년대 초까지는 10세 이하의 조혼 경향도 보이다가, 1950년대에 이르면서 초혼 연령이 20~25세 정도로 높아졌다. 1980년대에 이르면 25세 이상으로 더욱 높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초혼 연령의 변화는 사회 변동의 양상과 맞물리고 있어 4·3사건을 전후로 조혼 경향이 사라지고 있다. 그 후 1960년대에 들어와 근대화와 함께 만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이후로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30대의 만혼화 경향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제주시의 혼인 건수, 이혼 건수, 조이혼율의 변화는 제주시 『통계연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혼인 건수를 살펴보면, 1961년에 1,093건이었으나 그 다음 해에는 급격히 낮아져 276건에서 조금씩 상승하다가 1971년 1,048건, 1981년에 1,177건의 혼인이 이루어졌다.

이후 각 연도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가 1996년에는 2,088건에 이르게 된다. 1999년도에는 2,199건으로 최고조에 달했으며, 그 후 하락세로 돌아서 2001년 1,973건, 2003년 1,852건을 나타내고 있다. 만혼 현상과 더불어 결혼 가치관의 변화로 인한 독신 증가, 저출산율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혼인 건수는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혼율의 변화를 보면, 1961년도 이혼 건수는 79건, 조이혼율(이혼수/총인구×1,000)은 1.16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 다음 해부터 1973년까지는 조이혼율이 0.4 수준에서 0.6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다 1974년도에 이혼 건수는 140건, 조이혼율은 1.10을 기록하고 있다.

1975년 이후에는 조이혼율이 0.7 내외의 수준으로 약간 오르거나 내리다가 1993년도에 1.02가 되면서 그 이후 급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1997년 2.12, 1998년 3.00, 2003년 4.27을 기록하여 불과 10여 년 사이에 네 배 이상의 이혼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4년에 발간된 통계청의 『인구동태통계연보』에 의하면 2003년 제주 지역 전체의 조이혼율이 3.9임을 감안할 때 제주시의 조이혼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제주도는 1950년대 이전에도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높은 이혼율을 보여왔다. 현재는 상대적으로 육지부의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서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도 하나 여전히 전국에서 최고 수준의 이혼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과거부터 유지되어 온 핵가족의 전통, 여성의 강한 노동 경제력과 자의식, 유교 문화의 미약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관계]

부부 관계는 부부간의 권력 구조를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권력 구조는 부부간의 의사 결정권에서도 나타나는데, 일상생활에서 부인의 결정권 평균치가 다소 높다.

그러나 주요 재산의 매매나 부인의 취업 문제에서는 남편의 결정권이 높은 것으로 보아, 부인의 결정 폭이 넓은 영역도 있지만 대외적인 일에는 남편의 영향력이 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결정권을 기준으로 본 가족 유형에서는 남편 우위형이나 부인 우위형은 극소수이고, 남편이 결정권을 갖는 영역과 부인이 결정권을 갖는 영역이 뚜렷이 구별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부부에게 결정권이 절반씩 있는 자율형과 의사 결정시 부부가 공동으로 의논하여 결정하는 일치형 가족이 거의 같은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농어촌에서는 자율형 가족이 많은 반면 제주시의 경우 일치형 가족이 높아 부부간의 권력 구조에서 부부가 비교적 평등한 추세이다.

고부 관계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경제 단위나 거주 단위에서 볼 때 서로의 생활을 분리하고 있다. 심지어 한 울타리 내에서 생활할 때도 마찬가지다. 고부간의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불만 강도의 수치가 육지부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으며, 고부 모두에게 철저한 분가주의, 경제적 및 정신적 독립 의지 등이 나타나 강한 제주 지역 여성의 의식이 드러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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